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진행 중인 사업들이 공기 지연 등 잇따라 차질을 빚으면서 흑자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삼성물산이 공개한 부문별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은 전 분기보다 4520억원 감소한 3조1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분기보다 1460억원 감소한 1500억원이다. 2분기 연속 적자다.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지난해 매출은 13조470억원, 영업손실은 3450억원이었다.
4분기 빌딩 부문이 매출을 견인했지만 해외 대형 프로젝트 준공 임박 등으로 전체 매출의 감소를 면치 못했다. 삼성물산 측은 "영업이익 역시 해외 프로젝트의 손익 차질에 따른 매출이익 감소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영업이익에는 호주 로이힐 등 해외프로젝트의 손실이 크게 반영됐다.
호주 로이힐 마이닝 건설사업은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지 호주 서부 팔바라 지역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다. 광산 플랜트 시설과 헤드랜드 항만을 연결하는 철도, 항만 개발 공사로 56억5000만 호주 달러의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해당 공사가 당초 준공 예정일인 지난해 12월 30일을 넘겨 진행되자 발주처 로이힐 홀딩스는 삼성물산을 상대로 본드콜(품질 불만족으로 인한 계약이행보증금 환수)을 행사했다.
삼성물산 측은 "옛 삼성물산의 이번 잠재손실은 호주 로이힐 마이닝 건설사업 및 카자흐스탄 발하쉬 발전소 프로젝트의 예상손실과 우발부채가 각각 8500억원과 1500억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현재 발주처와 공기 연장, 설계 변경, 보상금 등에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 해외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은 이미 지난해부터 수면위로 드러났다. 실제 삼성물산은 지난해 3분기 해외사업 진행의 차질로 건설 부문에서 29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우디 쿠라야 민자발전소 프로젝트에서 준공이 지연되자 인력과 자원을 추가 투입했지만 발주처가 이를 인정치 않으면서 공사지체금 1500억원이 대거 손실로 반영됐고, 로이힐과 관련해서도 1500억원의 손실이 기록된 바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해 수주실적은 14조5280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간 목표치 15조6800억원의 93%에 달하는 수치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40조870억원으로 전년 39조5450억원보다 늘었다.
이날 통합 삼성물산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조2211억원에 영업손실 89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기순손실은 1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으로 매출 13조3446억원과 영업이익 37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6856억원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해 결산에 총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잠재손실을 한꺼번에 반영하며 부실을 털어냈다. 건설부문은 1조6000억원, 상사부문이 1조원 규모다.
삼성물산은 "통합 삼성물산은 구 삼성물산의 잠재손실을 모두 털어 냈다"며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해 새 출발 의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