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이 삼성SDS 보유 지분 2.05%(158만7000주·세후 약 3000억원) 매각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7일 1조2000억원 규모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에 기존 주주 미청약분 발생 시 3000억원 한도로 일반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S 지분 매각은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한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 매각을 통해 청약자금을 마련한 이유로 50% 후반에 달하는 그룹사 우호 지분을 꼽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사실상 지주회사인 탓에 지분을 팔기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고,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각 문제도 얽혀 있다”며 “이 부회장의 지분이 취약한 삼성전자는 지분 매각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은 11.25%로, 이 중 2.05%를 매각하더라도 최대주주(9.2%)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 또 이 부회장의 지분 매각 이후 오너가 포함 삼성SDS에 대한 그룹사 우호 지분은 57% 수준으로 여전히 높다.
현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삼성SDS 지분 매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또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여유있게 청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SDS 지분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신주 발행가 확정 예정일은 2월 3일이며 구주 청약은 2월 11~12일, 실권주 청약은 15~16일이다.
한편 매각주관사는 이 부회장의 나머지 삼성SDS 지분에 대해 향후 6개월간 매도를 금지하는 락업을 설정했다. 삼성SDS 주주와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 주주나 시장은 이 부회장이 앞으로 삼성SDS 주식을 더 파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가질 수 있다”며 “락업 설정은 합리적이고 투명한 자금조달을 통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 약속을 지키면서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