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프로골프 선수들이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부터 우승 사냥에 나선다. 바하마에서 열리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총상금 140만 달러ㆍ약 16억7000만원)이 그 무대다.
28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 골프코스(파73ㆍ6625야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지난 시즌 코츠골프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대회로 열렸지만 올해는 개막전 조정으로 코츠골프 챔피언십(3월 3일~6일)에 앞서 개막전으로 치러진다.
이 대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2016 리우올림픽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기 때문이다. 리우올림픽은 국가별로 2명만 출전할 수 있지만 세계랭킹 15위 이내 4명 이상을 보유한 나라는 최대 4명까지 출전 가능하다. 한국은 1월 넷째 주 여자골프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박인비(28ㆍKB금융그룹ㆍ2위), 유소연(26ㆍ하나금융그룹ㆍ5위), 김세영(23ㆍ미래에셋ㆍ7위), 양희영(PNSㆍ27ㆍ8위),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ㆍ9위), 김효주(21ㆍ롯데ㆍ10위), 장하나(24ㆍ비씨카드ㆍ13위), 이보미(28ㆍ혼마골프ㆍ15위)가 톱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 이대로라면 한국선수들은 세계랭킹 10위 안에 들어도 올림픽에 나갈 수 없는 셈이다.
올림픽 메달보다 더 어려운 한국 여자골프 올림픽 출전자는 오는 7월 US여자오픈이 끝난 시점에서 세계랭킹 포인트로 결정된다. 결국 US여자오픈까지는 한국 선수 간 보이지 않는 올림픽 티켓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어서 개막전 우승컵 주인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세영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달성하며 신인왕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김세영은 당시 유선영(30ㆍJDX), 아리야 주타누간(태국)과 함께 14언더파 278타를 쳐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8번홀(파5)에서 벌어진 연장 첫 홀에서 김세영은 혼자서 버디를 낚으며 버디 퍼트에 실패한 두 선수를 제치고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해 5위를 차지한 박인비도 우승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당시 12언더파 280타를 쳐 리디아 고(뉴질랜드ㆍ11언더파 281타)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인비는 지난해 한국인 처음이자 LPGA 투어 사상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시즌 종료 후에는 베어트로피(최저타상)를 수상하며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 조건을 전부 충족시켰다. 리디아 고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박인비는 이변이 없는 한 리우올림픽 출전이 확정적이다.
아쉽게 신인왕을 놓친 김효주와 장하나는 칼을 갈았다. 김효주는 지난해 JTBC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며 김세영과 신인왕 경쟁을 펼쳤지만 3승을 거둔 김세영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세영, 김효주와 함께 지난 시즌 LPGA 투어에 뛰어든 장하나는 우승 없는 한해를 보냈다. 그러나 장하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차례나 정상에 오르며 여전히 높은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공동 35위를 차지했다.
최운정(26)과 이일희(28ㆍ이상 볼빅)도 개막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는 공동 47위에 머물렀다.
한편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지난해 KLPGA 투어 5관왕이지 루키 전인지는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