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자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고 펑펑 울었어요. 발표 시각 직전까지 1분 1초가 온몸으로 느껴졌죠. ‘축하합니다’ 문자 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달이나 지났네요.”
김하늬 이투데이 수습기자에게 합격 당시의 소감을 묻자 그의 눈가는 그때의 회상으로 촉촉해졌다. 16일 을지로입구역 근처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투데이 공채 9기 전형으로 지난해 9월 입사한 후 3개월의 인턴 평가를 거쳐 수습으로 전환됐다.
그는 합격 발표 날의 긴장감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고 말했다. “당시 친구와 차로 이동 중이었는데 발표 시각 5분 전까지도 입술이 바짝 마르고 온몸에 힘이 들어갔어요. ‘이 음악이 끝나면 발표가 나겠지’하는 생각으로 음악을 틀었는데도 음악 속에 공기가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거 있죠?”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기자가 됐기 때문일까.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지금이라도 꿈이 이뤄져 감사하다는 그의 말에서 기자로 사는 삶이 궁금했다.
“기자는 부지런해야 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융통성도 필요하고요. 각오는 했었지만 이렇게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는 직업은 없을 거예요.” 이투데이는 석간이기 때문에 오전 6시 반까지 출근해야 한다. 기자 직업 특성상 본사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 바뀌는 출입처로 출근한다. 그 날의 이슈는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일정 체크는 필수다. “한창 단신 기사를 쓰다가 갑자기 르포를 다녀오라는 지시를 받기도 하고 간담회 참석을 위해 이동하기도 해요. 물론 기사는 그 자리에서 끝내야 하고요,”
그는 기자로서 보람 있었던 일로 면세점에 다녀온 일을 꼽았다. “기자가 되기 전에는 나 자신을 중심으로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제가 있는 공간이 중심이 되더라고요. 면세점을 본 소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많이 고민했었어요. 모두가 퇴근하고 혼자 남은 기자실에서 제가 보고 느낀 세계를 객관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었죠.” 르포 기사를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서 성취감이 느껴졌다. 그는 기사를 보고 ‘잘 봤다’는 댓글이나 지인의 연락을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 기자는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수동적으로 지시를 받고 따르는 성격이었다면 기자를 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 “기자에게 충분한 시간은 없어요. 직접 전화해 인터뷰하고 발로 뛰어야 하는데 수습기자라 그런지 그 과정이 쉽지 않죠. 그래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선배의 조언대로 천천히 알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천천히’를 힘주어 말하는 그에게 기자가 된 후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물었다.
“기자에 대한 편견이요. 첫 취재로 백화점에서 관계자 인터뷰를 시도했는데 고객인 줄 알고 처음에는 친절하게 대하다가 기자라고 밝히니 경계하더라고요.” 그는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며 사람들이 기자에 대해 느끼는 거부감이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물론 이해해요. ‘기레기’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보이는 요즘이잖아요. 그래서 기자로서 사람들에게 친근하지만, 진심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해요. 김하늬 기자를 떠올리면 ‘말이 통하는 기자’, ‘재밌는 기자’라고 여겨줬으면 좋겠어요.” 그는 자신의 기사를 봤을 때 독자가 어떤 의미를 찾고 교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기자로서의 김하늬는 앞으로 어떤 모습일지 부탁했다. “아직 ‘김하늬’와 ‘김하늬 기자’에는 간극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기자에 대해 모르는 점도 많고요. 기자란 누구인지, 기자 정신은 무엇인지 책도 읽고 사람도 많이 만날 계획이에요. 다이내믹한 삶을 추구하는 제게 매일매일 다른 삶을 사는 기자란 직업은 굉장히 매력적이거든요” 세상에 자기 몫을 다하고 싶다는 김하늬 기자. 앞으로 사람들이 ‘김하늬’를 떠올렸을 때 ‘김하늬 이투데이 기자’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렸으면 한다는 그에게서 열정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