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 1914.24로 출발한 2015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전년도 종가보다 2.4% 오른 1961.31포인트로 마감했다. 한국 증시가 고질적인 ‘박스권’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잇따른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연초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이후 중국증시 폭락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변화 우려 등의 영향에 다시 하락하며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기록했다.
수급 측면을 보면 지난해 코스피에서 외국인·기관·개인 등 ‘주요 수급 3주체’는 모두 매도세로 일관했다. 외국인은 연간 순매도 규모는 3조4783억원을 매도하며 4년 만에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은 4645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이며 2년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개인도 4037억원을 팔며 7년째 증시에서 이탈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2015년 증시의 ‘스타플레이어’는 단연 제약株 = 제약 관련주는 상승률 10위권 가운데 4개를 차지했다. 특히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나란히 지난해 주가상승률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2014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가 1만5450원에 불과했던 한미사이언스는 2015년 12월 30일 12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상승률은 무려 734.95%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 주가도 10만2000원에서 72만8000원으로 613.7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이 11월 초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anofi)와 4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얀센(Janssen)과 약 1조600억원의 대규모 계약을 맺었던 것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덕분에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지분가치는 3048억원에서 2조6721억원으로 1년새 2조3673억원이 불어나 증시 부호의 순위표가 크게 바뀌었다.
삼성제약과 JW홀딩스도 각각 주가상승률 5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초 2275원에 불과했던 삼성제약은 9200원으로 1년새 304.40%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연초 2375원이었던 JW홀딩스 역시 같은 기간 8800원으로 오르며 270.53%을 상승률을 보였다.
아울러 화장품주의 상승세 속에 한국화장품제조가 연초 7990원에서 연말 3만3800원으로 오르며 323.03% 상승했다. 또 같은 기간 실적이 크게 개선된 동원시스템즈가 2만4050원에서 8만8200원까지 266.74% 상승해 7위에 기록됐다. 이밖에 한창(주가상승률 324.69%), 코오롱(261.50%), 덕성(260.08%), 대림B&Co(245.94%) 등도 주가상승률 10위권 순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대우조선해양, 코스피 최대 ‘쪽박주’ 불명예 = 업황악화를 겪는 조선주와 건설주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주가하락률 10위권에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상선,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관련 종목이 줄줄이 올랐다.
2015년 주가하락률 1위의 불명예는 대우조선해양이 차지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까지만 해도 1만8650원에 거래되던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누적 영업손실이 약 4조원에 달할 정도로 경영 위기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폭락하기 시작했다. 연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5070원이었다. 무려 72.82%의 주가하락률을 보였고, 1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또 조선업 불황으로 화인베스틸도 51.78% 하락했다.
하락률 2위는 카시트와 가죽원단 등을 제작하는 피혁업체 조광피혁이다. 조광피혁의 주가는 연초 13만4000원에서 1년 새 4만1900원으로 68.73%나 하락하며 3분의 1토막이 났다. 애초 주식농부로 유명한 ‘슈퍼개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지분을 늘리면서 시장의 이슈가 됐지만 지난 8월 박 대표가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하락률 상위권에는 건설·중공업 종목이 많았다. 대성산업은 연초 1만700원에서 연말 3485원으로 67.43% 떨어지며 하락률 3위에 이름을 올렸고, 4위 삼성엔지니어링도 같은 기간 3만7900원에서 1만4550원으로 떨어졌다. 건설업황 부진에 지난해 검찰의 수사까지 받았던 포스코플랜텍은 3045원에서 1300원까지 하락하며 5위에 올랐다. 아울러 현대상선(-56.68%), 두산인프라코어(-51.70%), 두산엔진(-49.53%), 두산건설(-49.00%) 등 종목도 각각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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