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올해 처리한 232건의 환경분쟁사건 중 철도야간조명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지하철공사 진동으로 인한 관상어(구피) 피해 등 ‘2015년 환경분쟁 5대 사건’을 선정해 30일 발표했다.
첫 번째는 빛공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 대해 최초로 배상을 결정한 사건이다.
경기 군포시에서 콩과 들깨를 재배하는 김모 씨는 철도역의 야간조명등으로 수확량이 들깨 85%, 콩 19% 감소된 것으로 인정받아 77만원의 피해를 배상받았다.
이는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로 농작물 피해를 인정한 최초의 사례로 향후 가로등 등 인공조명으로 농작물 피해를 받을 경우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두 번째는 지하철 공사로 인한 관상어(구피) 피해를 최초로 인정한 사건이다.
경기 부천시에서 관상어(구피)를 사육ㆍ판매하는 김모 씨는 인근 지하철공사장에서 발생한 발파진동으로 인해 사육하던 관상어가 폐사하거나 상품가치가 하락하는 피해를 인정받아 2827만원을 배상 받았다.
지금까지 어류피해는 양어장이나 낚시터 등의 피해만 인정됐지만, 이번 사례는 공사장 진동으로 인한 관상어 피해를 최초로 인정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세 번째는 참숯 공장 연기로 인한 꿀벌의 피해를 인정한 사건이다.
충남 예산군에서 양봉장을 운영하던 문모 씨는 인근 참숯공장에서 발생하는 연기로 인해 꿀벌이 폐사하는 등 피해를 인정받아 3565만원의 배상결정을 받았다. 기존 양봉피해는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ㆍ진동으로 인한 피해사례만 있었다. 공사장이 아닌 공장에서 배출하는 연기로 양봉피해를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다.
네 번째는 특정대기유해물질로 정신적 피해를 인정받은 피해배상 결정 사건이다. 경기 김포시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인근의 주물공장에서 배출하는 크롬 등 특정대기유해물질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인정받아 135만원의 피해 배상결정을 받았다.
다섯 번째는 소음이 생활소음 기준치인 65dB 이내로 발생해도 가축피해를 처음으로 인정해 배상을 결정한 건이다.
울산시 울주군에서 애견훈련학교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인근 복선전철 터널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애견이 죽거나 유산․사산하는 피해를 인정받아 1500만원의 피해를 배상받았다.
이 사건은 개가 사람보다 소음에 16배 정도 민감한 특성을 고려해 소음수준이 일반적인 가축의 인과관계 검토수준보다 낮아도 피해를 인정한 첫 번째 사례로, 비록 소음이 환경기준치 이하라도 실제적으로 피해를 받았다면 보상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올해 처리한 232건 중 재정이 167건(72%), 합의ㆍ조정은 38건(16%)으로 나타났다.
피해 원인별로는 소음ㆍ진동피해가 174건(84.8%)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일조 12건(6%), 대기오염 10건(5%) 등이 뒤를 이었다.
남광희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앞으로 사업자는 빛공해 등 새로운 오염원에 대해 미리 충분한 피해방지대책을 수립해야하며, 사람 뿐만 아니라 관상어 등 동물피해 예방대책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