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제한폭 확대 제도가 시행 6개월을 맞았다. 제도를 시행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채남기 한국거래소 주식시장부 부장을 지난 16일 여의도 거래소 사무실에서 만나 가격 제한폭 확대 제도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채 부장은 가격제한폭 확대 제도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고 평가하며 향후 가격 제한폭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역설했다.
채남기 부장은 “가격제한폭 확대 제도 시행에 따라 기업 실적이 주가에 보다 효율적으로 반영됐다”며 “상하한가 종목수가 많이 감소했고 전반적인 시장 침체 국면에서도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며 제도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고 평가했다.
채 부장은 제도 시행에 앞서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자 가격안정장치를 함께 개편한 점이 주효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격제한폭에 VI(정적 변동성완화장치)와 단계별 CB(서킷브레이커스)로 구성된 가격안정화 3종 세트가 상호 보완을 이루며 제 역할을 해 냈다”며 “펀더멘털에 기초한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문화 확산도 제도의 안정적 정착에 상당부분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우려됐던 공매도 세력에 의한 개미 투자자의 피해 우려도 말끔히 씻었다고 자평했다. 채 부장은 “공매도 호가시 업틱룰(Uptick rule, 직전 체결가격 보다 낮은 가격으로는 거래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 의해 직전 체결가격보다 낮게 제출할 수 없어 공매도가 직접적으로 가격을 하락시키기는 어려운 구조다”며 “오히려 제한폭 확대로 가격변동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가 증가해 공매도를 이용한 주가 조작이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제도의 시행이 더 빠르지 못했던 점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4월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내츄럴엔도텍이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것도 가격 제한 폭 확대가 먼저 시행됐더라면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채 부장은 “가격 제한폭이 15%였다 보니깐 내츄럴엔도텍이 적정주가를 찾아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가격 제한 폭이 넓으면 훨씬 빠른 시일 내에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도 정상가를 찾아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부장은 원칙적으로 가격 제한 폭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가격 제한 폭이 인위적이고 직접적인 가격 규제로 불공정거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격 제한폭 제도는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운영하고 있지 않다”며 “궁극적으로는 폐지해서 더 성숙한 시장으로의 도약이 필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채 부장은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그는 “확대된 가격제한폭으로 인해 하루 중 가격변동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기업의 실적 및 펀더멘털에 근거하지 않는 무분별한 매매는 큰 손실을 야기할 수도 있다”며 “투자자분들은 비이성적인 뇌동매매를 자제하시고, 특히 레버리지가 큰 신용거래 시에는 기업가치에 근거한 투자를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