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20일 “문재인 대표의 진심에 의지하면서 야권의 총선승리를 위해 살신성인하는 지도자로서의 결단이 있으시기를 간청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제 고민도 점점 더 깊어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표의 발언은 문 대표를 향한 사실상 ‘최후통첩’으로 보인다. 문 대표가 이를 거절할 경우 탈당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김 전 대표가 탈당할 경우 계파 의원들의 집단 탈당과 분당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당이 이 지경에까지 왔으면 누구든 ‘나 없으면 안 된다’는 식의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그래서 저는 18대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었고, 지난해 당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안고 물러났던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총선승리를 위한 야권통합의 길을 막아선다면 누구와도 결연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마침내 문재인당으로 남을 것인지, 야권통합으로 총선승리를 실현해낼 것인지를, 이제 문 대표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당 상황에 대해서는 “패권정치에 등 돌린 동지들이 당을 떠나고 있는 마당에 오히려 패권체제를 강화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공천권이라는 공포의 칼날이 번뜩이면서 많은 소리들이 숨죽이고 있다. 하지만 소리 없는 당은 이미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혁신의 이름으로 반대파 의원들을 내치겠다는 것이 진정한 혁신일 수 없고, 혁신의 간판만 내걸면 패권추구도 얼마든지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라며 “국민은 늘 안보는 듯이 다 보고 있고, 모르는 듯이 다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4년 전 총선 패배를 언급, “당권을 장악한 패권 세력이 말로는 혁신공천을 앞세우면서 실상은 계파공천을 밀어붙인 것이 가장 큰 패인으로 꼽힌다”면서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권정치는 반혁신이다. 나갈 테면 나가라고 분열을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건 혁신에 반하는 패권적 행태”라며 “나만 옳으니 당신들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라 권위주의”라고 거듭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5일, 17일에 이어 이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문 대표를 공개 비판하며 사실상의 사퇴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