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가 연중 최고 대목인 연말 마케팅에 돌입했다. 자동차업계는 연말을 맞아 쏟아지는 신차들로 이미 2016년에 진입했다. 가전업계는 연말을 맞아 TV부터 냉장고까지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통가는 성탄절 전후로 구매가 몰리는 케이크나 파티용품을 예약 판매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연말 특수와 함께 어김없이 찾아오는 ‘바가지 마케팅’에 소비자들의 불만 역시 고조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출시된 한정판 제품의 경우 포장만 변경해 기존 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거나, 한정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제품 물량이 넘쳐난다는 지적이다.
◇자동차ㆍ가전업계 연말 특수 기대 = 연말을 맞아 자동차 업체들이 잇달아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고급 세단 아슬란을 지난 1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양을 재구성하고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새룹게 시장에 출시했다. ‘2016 아슬란’의 엔트리 트림인 G300(3.0) 모던엔 고객 선호 사양인 운전석·동승석 통풍시트와 뒷좌석 다기능 암레스트 등을 기본 적용한 반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등은 선택사양으로 했다. 또 가격을 기존보다 103만원 낮은 3721만원으로 정했다.
기아자동차가 지난 3일부터 시판하기 시작한 ‘신형 K5 하이브리드’도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엔트리 모델인 프레스티지 트림 가격이 2824만원이다. 3000만원 중후반대를 넘나드는 동급 수입차와 비교하면 확실히 싸다.
수입차 업체들도 내년 전략 모델로 선정한 신차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소형차로는 컨버터블 모델인 2016년형 피아트 500C와 뉴 미니 클럽맨이다. 닛산은 자사를 대표하는 스포츠카인 370Z의 2016년 모델을 선보였다.
최신형 TV를 비롯해 김장 시즌을 맞은 김치냉장고 등 가전업계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LG베스트샵을 비롯한 전국 판매점에서 올레드 TV, 슈퍼 울트라HD TV 등 30여 종의 프리미엄 TV를 대상으로 ‘LG TV 파워 세일’을 연다. 삼성전자는 이달 한 달 동안 ‘삼성전자 S 골드러시 패밀리 세일’을 진행 중이다. TV·냉장고·세탁기·김치냉장고·청소기·공기청정기·PC 등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인기 제품들을 알뜰한 가격으로 한정 수량 판매하는 행사다.
◇유통가 연말 마케팅 후끈…K-세일데이 불신도 =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성탄절 케이크, 선물 등 구매예약 접수를 시작했다. 이마트는 온라인몰을 통해 ‘미리크리스마스’ 행사를 진행한다. 완구, 패션·잡화, 피규어·드론 등 40여 가지 선물 상품을 최고 60%까지 할인해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이보다 앞선 지난 3일부터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전국 매장 내 보네스뻬, 빠뮤 등 베이커리 코너에서 오는 20일까지 진행하는 행사에서는 총 13종의 케이크를 정상가 대비 30% 할인 판매한다.
한편 대목을 맞은 업계가 연말 특수를 잡기 위해 벌이는 상술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다. 화장품이나 패션 업계에서는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제품은 그대로 이지만 포장만 바꿔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크리스마스 한정판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제공하지만 일시적으로 디자인 교체만 하고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많아 ‘바가지 상술’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산업계가 최대 규모를 내세워 판을 키운‘ K-세일데이’가 연말 특수에 승부수를 던졌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세일이 잦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일에 둔감해지는 역효과도 나고 있다. 세일을 하지 않는 기간 백화점에서 정상가를 주고 사는 게 손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고급매장인 백화점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