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매니저가 멤버들을 향해 손찌검을 하는 시늉과 함께 “좋은 말로 할 때 꺼져”라고 말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방탄소년단의 ‘2016년 시즌그리팅’ 메이킹 DVD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는 방탄소년단 매니저가 멤버들을 때리려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방탄소년단 소속사는 10일 이투데이에 “영상 속 남성은 매니저가 맞다”며 “때린 건 아니고 그런 모습만 잘라서 영상이 돌아다니면서 아마 팬들이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곧이어 소속사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자신의 역량과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일체의 강압적 행동을 금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된 행동이 발생한 점 그리고 팬들에게 의미가 각별한 영상에 이러한 장면이 여과 없이 담겼다는 점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어 소속사는 “해당 매니저는 본인의 과오를 인정했으며, 이에 따라 회사는 해당 직원의 보직을 해임하고 상급자에게도 관리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의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사과 글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매니저의 과오는 무엇? “강압적이긴 했으나 때리지는 않았다”
=소속사 측이 말하는 매니저의 ‘과오’에 대한 정의가 애매하다. 소속사가 말하는 매니저의 과오가 강압적인 행동에 대한 것인지, 손찌검을 했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공식입장 전문이 올라온 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문을 그대로 봐주면 된다”라며 “강압적인 행동을 보인 점이 과오”라고 설명했다. 이어 때린 적이 없었냐는 질문에 “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속사가 말하는 ‘과오’는 강압적인 행동은 했으나 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 멤버들에게 사과는 했나?
=소속사의 말대로 매니저가 멤버들을 때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영상 속 모습은 충분히 강압적이고 폭력적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미성년자이거나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다. 특히 영상 속 멤버 정국은 미성년자다. 팬들은 “우리에게 사과하지 말고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먼저 사과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소속사의 공식 입장 글 어느 곳에도 멤버들에게 사과했다는 말은 쓰여있지 않았다. 진심으로 매니저와 소속사가 과오를 인정한다면 가장 상처받았을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먼저 사과를 해야 하는 게 우선이다.
또한 소속사는 매니저에 대한 과오 인정으로 ‘보직해임’을 선택했다. 그러나 팬들은 “솜방망이식의 보직해임 처벌은 언제라도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을 내제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소속사는 정말 몰랐을까?
="이런 문제가 내부에서 먼저 이슈화되지 않았던 점 또한 송구스러운 부분입니다."소속사는 정말 공식 사과문에 쓰여진 이 말처럼 이 사태를 몰랐을까. 이미 영상이 공론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고, 영상이 공론화되기 전에도 팬들의 항의는 팬 사이트와 팬 카페에서 크게 이슈화 됐다. 소속사는 기사화가 되고 나서야 그때 부랴부랴 공식 사과문을 만들어 게재했다.
“이번 일 외에도 온라인에서 제기된 유사 사례까지 모두 확인하겠다”는 소속사의 말처럼 멤버들을 향한 매니저들의 강압적인 행동은 이번 일 뿐만이 아니었다.
만약 정말 소속사가 몰랐더라면 이런 행동들이 오랫동안 굳어져 문제인지조차 몰랐다거나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측은 사과문 게제 후 묵묵부답하고 있다. 보여주기용 사과쇼로 무마하는 것이 아니라면 매니저의 과오가 무엇인지, 소속사가 강화하겠다는 내부 시스템은 어떤 것인지 보다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