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의 기본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는 흡입스테로이드의 처방률이 수년째 제자리 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흡입스테로이드 처방을 늘리기 위해 ‘국내 천식 임상진료지침’이 지난 2007년 의료현장에 보급됐지만 지침 전.후 처방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상혁, 조비룡 교수팀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천식으로 병원을 방문한 62만4309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를 분석했다.
천식은 폐 속 기관지가 아주 예민해 호흡곤란, 기침, 거친 숨소리 등을 반복.발작적으로 일으키는 질환이다. 기관지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원인이다.
‘국내 천식 임상진료지침’(2007년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 개발)에서는 알레르기 염증 반응에 가장 효과적인 약제로 입으로 들이마시는 흡입스테로이드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천식 임상진료지침 보급 전 천식 환자의 흡입스테로이드 처방률은 13.3%(36만8193명 중 4만8808명)에 그쳤고 이 비율은 지침 보급 후(16.4%, 25만6116명 중 4만1935명)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경향은 1차 의료기관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1차 의료기관의 처방률은 지침 전에는 7.8%, 지침 후에는 10.6%로 나타났다. 이는 2차(지침 전 19.3%, 지침 후 21%), 3차(지침 전 43.1%. 지침 후 48.9%) 의료기관보다 크게 낮았다.
1차 의료기관은 국내 천식 환자 치료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연구 대상자의 81.7%가 이에 속했다. 1차 의료기관의 낮은 처방률이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김상혁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흡입스테로이드 처방률을 높이기 위해 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해 보급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지침 전․후 처방률의 큰 변화가 없었는데 이는 처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사들이 심사평가원의 까다로운 흡입제 심사기준 때문에 처방을 꺼리는 것이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환자들의 경구약 선호와 흡입제에 대한 거부감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조비룡 교수는 “의사의 흡입제 처방을 활성화하고 환자의 흡입스테로이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과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SCI급 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