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플라스틱 제품을 순간접착제로 붙이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부서진 조각을 일일이 맞추는 것도 힘들뿐만 아니라 손에 접착제가 묻어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어떤 물건이든 간편하게 고치거나 고정시킬 수 있는 유용한 제품이 탄생하였다. 영국의 '피터 마리골드(Peter Marigold)'씨가 개발한 '폼카드(FORMcard)'가 바로 그 주인공.
폼카드는 카드 형태의 플라스틱 점토로 지갑 속에 넣어 다니다가 급하게 고쳐야 할 물건이 있으면 간편하게 꺼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폼카드의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다. 먼저 딱딱한 폼카드를 뜨거운 물이 담긴 컵에 넣어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폼카드를 사용할 만큼 자른 후 부서진 부위를 폼카드로 감싸 준다. 이후 폼카드가 식으면서 딱딱하게 굳어 해당 부위를 견고하게 고정시켜 준다.
폼카드는 부서진 제품을 고칠 때뿐만 아니라 새로운 부품을 만들 때도 사용할 수 있다. 드라이버 손잡이나 칼집, 렌치, 심지어는 스마트폰 거치대까지 고무찰흙 다루듯 손으로 형태를 만들어 자신만의 도구를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폼카드의 장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폼카드는 뜨거운 물에 넣으면 다시 부드러워지므로 몇 번이고 다시 재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폼카드로 만든 드라이버가 더 이상 필요치 않다면, 뜨거운 물에 녹여 다른 형태로 만들거나 덩어리로 뭉쳐 서랍에 보관할 수도 있다.
폼카드는 어떤 재질이기에 이런 다양한 형태가 가능한 것일까? 폼카드의 주성분은 고무가 아니라 바로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k)'이라는 하얀 낟알 형태의 열가소성 물질이다. 열가소성 물질이란 이름 그대로 열을 가하면 부드럽게 되고 열을 식히면 모양대로 굳어지는 성질을 가진 물질이며, 폼카드는 이 열가소성 알갱이를 녹인 뒤 휴대하기 좋도록 카드 형태로 굳힌 것이다.
휴대성과 활용성 두 가지 매력을 모두 갖춘 폼카드는 지난 11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목표 금액의 10배에 달하는 28,531유로(약 3,600만원)을 모으는 데 성공하였다. 폼카드는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여러 가지 색이 준비되어 있으며 해당 홈페이지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폼카드의 소비자가격은 3개에 6.25유로(7,900원), 27개에 39.4유로(49,800원)이다.
글 : 홍성호 기자
사진출처 : http://formcard.co
웹사이트 : http://formcard.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