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이 삼성그룹 패션사업 전면에 나선다. 지난 9월1일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장을 단독으로 맡음에 따라 ‘원톱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사장이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삼성그룹에 입사한 이후 13년만의 첫 단독 경영이다.
삼성그룹은 1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으로 보직 변경하는 내용의 2016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 발표했다. 이 사장은 지난 2009년부터 패션사업과 겸직해온 제일기획 경영전략 업무는 내려놓는다.
이 사장의 '경영스승'으로 알려진 윤주화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사장은 13년간 그룹의 패션사업을 이끌어왔지만, 단독으로 사업을 총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사장의 보직 이동으로 이 사장의 경영능력은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 사장이 패션 전문 경영인으로 보폭을 본격적으로 넓히면서, 이 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과 색깔은 더욱 분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가 3세 중에서 이번 사장단 인사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 사장이 유일하며, 겸직해온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을 내려놓은 점도 주목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패션부문장으로 주요 경영 사안을 이끌어가면서 향후 건설, 상사, 리조트, 패션 부문이 개별적으로 통합하고 나눠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사장은 서울예술고, 파슨스디자인스쿨 등을 졸업한 뒤 2002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패션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구호', '준지' 등 굵직한 디자이너 브랜드는 물론 토종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에잇세컨즈', 아웃도어 브랜드 '빈폴아웃도어' 등도 이 사장 작품으로 알려졌다. 2009년 전무로 승진하며 패션사업과 광고마케팅 경영기획 업무를 겸직해왔고 2010년 부사장, 2012년 사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