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의 매각이 무산됐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말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를 통해 지난주 인수 참여자들에게 본입찰 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당초 골드만삭스는 이날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MBK파트너스가 코웨이의 매각을 연기한 것은 본입찰을 진행해도 인수자를 찾지 못할 것이란 데 무게를 실었기 때문이다.
국내기업 중 유일하게 코웨이 인수에 참가한 CJ는 최근 중국 가전기업인 하이얼과의 컨소시엄이 깨지면서 사실상 본입찰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의 코웨이 인수의지도 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외에 중국계 기업들은 코웨이의 인수보다는 기업 살펴보기 차원에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IB업계 관계자는 “CJ는 애초부터 코웨이의 인수 의지가 강하지 않았다”며 “올해 들어 여러 기업의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이재현 회장의 선고공판을 앞둔 정치적인 이유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CJ는 지난 2월 티몬을 시작으로 대우로지스틱스(9월), 동부익스프레스(10월), 동부팜한농(11월)의 예비입찰에는 참여했지만 본입찰에서는 발을 뺐다.
코웨이의 높은 가격도 매각 무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코웨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30.9%다.
지난 27일 기준 코웨이의 주가는 8만5800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매각 대상 지분의 가치는 2조44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코웨이 매각가격은 2조5000원에서 3조원에 달한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코웨이홀딩스는 MBK파트너스가 2013년 1월 코웨이 지분을 인수하면서 세운 특수목적법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아직 가전 렌탈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며 “또 샤오미가 저가 공기청정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만큼 중국 기업들이 비싼 가격을 주고 코웨이를 인수할 동기는 약하다”고 말했다.
한편 코웨이 매각이 무산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MBK파트너스는 골머리를 앓게 됐다. MBK파트너스가 올해 내놓은 씨앤앰과 HK저축은행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매각을 철회하고 ING생명 매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