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작된 복고 열풍이 대중문화를 넘어 각종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유통업계가 복고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개점 사은행사 당시 1980년대 로고와 글씨체를 활용한 광고 우편 제작물과 쇼핑백을 내놓아 젊은 세대층까지 높은 반응을 이끌었다. 이후에도 유통가는 추억을 소환하는 상품과 이벤트 행사들을 줄이어 쏟아내며 소비자의 화답을 이끌고 있다.
옥션 등 온라인 상품거래 사이트는 ‘응답하라’ 시리즈 방송 이후 최근 한 달 동안 점프슈트, 멜빵 바지 등 복고 상품의 판매율이 약 50%대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옥션은 21일까지 진행된 ‘응답하라 그때 그 추억팔이’ 기획전에서 먹거리, 패션 용품, 가전 등을 최대 68%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추억의 ‘달고나’를 직접 만들 수 있는 DIY 세트부터 ‘쫄쫄이’, ‘쫀득이’ 등 1980년대 유행했던 과자류와 옛날전병도 최대 35% 할인된 가격에 제공했다.
옥션 관계자는 “최근 ‘응답하라’ 시리즈가 새롭게 시작하면서 복고상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번 기획전을 마련했다”며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등 다양한 연령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식음료·주류 업계도 복고 열풍에 가세했다. 하이트진로가 추억의 맥주로 다시 내놓은 ‘크라운맥주’는 24만 캔을 모두 소진시키며 출시 보름 만에 완판됐다. 1993년 단종된 후 22년 만에 소비자와 만난 크라운맥주는 1980년대 후반 당시의 주질(酒質)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져 호응을 이끌었다.
뚜레쥬르는 ‘엄마랑 장볼 때 먹던 그때 그 도나쓰’로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다. 목표 대비 120% 판매량을 달성한 이 제품은 옥수수 가루를 넣은 찹쌀 반죽을 튀겨 설탕을 바른 도너츠다. 투박한 종이 봉투에 담아 옛 시장에서 먹던 느낌을 고스란히 살렸다
CJ제일제당 역시 1980년대풍 디자인을 적용한 ‘백설햄 1988 에디션’을 내놓았다. 비엔나·프랭크 소시지는 물론, 사각햄·동그랑땡 등 과거 주력 제품의 패키지에 추억 속 디자인을 입혔다. 이 외에도 롯데푸드의 ‘삼강하드’, 해태제과의 ‘브라보콘 스페셜 에디션’ 등도 추억을 선사한다.
CJ오쇼핑은 1970년대 복고풍 패션 잡화를 기획 아이템으로 내놓았다. 여성복 브랜드 ‘에셀리아’의 프린지 코트, 프랑스 콘탬포러리 브랜드 ‘에스기비엔’의 트위드 코트, ‘그레이’의 와이드 데님 팬츠, ‘드페이 블랙’의 램스판 핏부츠 등이 그 예다.
CJ오쇼핑은 복고 열풍을 이용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오는 30일까지 ‘응답하라 쇼핑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198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사진을 모바일 CJ몰 앱 내 이벤트 기획전에 업로드하는 행사다. 지난 9일 시작된 이후 추억의 사진이 매일 100장가량 업로드되는 등 소비자들의 반응이 열기를 띠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홈쇼핑의 주요 고객층은 40~50대다. 이들은 1970~1980년대 문화에 가장 큰 향수를 느끼는 세대”라며 “이에 4050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프로모션과 상품을 기획하는 데 힘썼으며, 젊은 세대에게도 신선한 즐거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편의점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니스톱은 최근 빼빼로 및 페레로로쉐, 바구니 상품 등 복고풍 느낌이 강한 기획상품 총 103개 품목의 판매를 시작했다. 우선 미니스톱은 1980년대를 회상할 수 있는 복고 콘셉트의 상품 3종을 준비했다. 복고 콘셉트의 상품은 빼빼로를 복고풍의 이미지로 디자인한 상자에 포장한 것으로, 서울88올림픽을 회상하게 하는 ‘손에손잡고6입’, 굴렁쇠 소년을 이미지화 한 ‘너에게 달려가’, 만화캐릭터 캔디와 멘트가 재미있게 구성된 ‘빼빼로캔디6입’이다.
또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을 위해 고급스러운 패턴 상자에 리본포장을 해 깔끔하게 연출한 ‘빼빼로프리미엄12입’, ‘빼빼로프리미엄9입’도 준비했다.
이 같은 복고 마케팅은 당시 문화를 향유한 30~50대 소비자뿐 아니라, 1990년대 이후 출생한 10~20대 소비자에게 흥미를 이끌어내 복고 관련 제품의 소비가 확산하는 추세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