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무문은 본래 불교에서 나온 말이다. 깨달음에 이르는 데는 정해진 형식이 없으며 언제, 어떠한 곳, 어떠한 방법으로도 거기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출전은 공안집(公案集) ‘무문관(無門關)’에 나오는 무문혜개(無門嵆開)의 게송(偈頌)이다. 무문관은 선종(禪宗)의 공안 48칙(則)을 뽑아 해설한 책인데, 중국 남송(南宋)의 이종(理宗) 대에 무문혜개가 설법한 것을 제자 종소(宗紹)가 엮었다고 한다. 책의 원명은 선종무문관이다.
게송은 이렇다. “대도에 문이 없으니/길이 천 갈래라/이 관문 통과하면/하늘땅을 홀로 걸으리.”[大道無門 千差有路 透得此關 乾坤獨步] 이에 앞서 무문혜개는 48칙이 모아진 경위를 설명하고, 용맹정진을 강조하며 “만약 그러지 않고 주저한다면 창살 사이로 말 달리는 것을 구경하는 것처럼 잠깐 사이에 놓치리라”고 말했다. 백구과극(白駒過隙)이라는 성어를 이용한 설명이다.
유학자 습암진훈(習庵陳塤)은 ‘무문관’의 서(序)에 “문이 없다고 하면 온 천지 사람이 모두 들어갈 것이요, 문이 있다고 하면 선지식(善知識)의 문이 없을 것”이라고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쓴 뒤, 자신의 글이 다 군더더기라고 했다. 심오한 경지에 오른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기는 참 어렵다.
그런데 요즘 술꾼들은 ‘대도무문’을 완전히 뜻이 다른 건배사로 애용하고 있다. “대리운전 도착한다. 무슨 술이든 문제없다”, 이렇게 대도무문을 외치며 서로 술을 권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