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1월 16일 寬仁大度(관인대도) 남의 허물을 너그럽게 포용하다

입력 2015-11-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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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11월 9일은 세계 자유의 날, 13일은 세계 친절의 날이었다. 그리고 16일은 국제 관용의 날이다. 자유 친절에 이어 관용을 강조하는 날을 앞두고 파리에서 벌어진 동시다발 테러는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를 분노와 비탄에 빠뜨렸다. 개인이든 문명이든 남의 허물을 너그럽게 포용하는 게 중요한데, 이런 일을 당하고도 관용을 말할 수 있을까.

관용(寬容)에 나오는 寬은 원래 집이 넓은 것을 형용하는 글자다. 수관어대(水寬魚大)라는 말에도 이 글자가 있다. 깊고 넓은 물에 큰 고기가 깃든다는 뜻이다. 관인대도(寬仁大度)는 남의 허물을 너그럽게 포용하는 인품이나 그런 인품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출전은 주서(周書) 설선전(薛善傳)의 “우문 승상은 관인대도하며 패왕의 책략을 지니고 있다”[宇文丞相寬仁大度 有覇王之略]는 글이다.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 제18회에도 나온다. “제나라 제후는 관인대도하여 다른 사람의 허물을 기록하지 않으며 과거의 악행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齊侯寬仁大度 不錄人過 不念舊惡]

논어 양화(陽貨)편에서 자장은 공자에게 인에 대해 묻는다. 천하에 다섯 가지를 행할 수 있으면 그것이 인이라고 하자 자장이 다시 묻는다.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다섯 가지는 공손함, 관대함, 믿음직스러움, 민첩함, 은혜로움이다. 공손하면 모욕당하지 않고, 너그러우면 대중의 지지를 얻고, 믿음직스러우면 사람들이 그에게 일을 맡기고, 민첩하면 공로가 있게 되고, 은혜로우면 다른 사람을 부릴 수 있다.”[恭寬信敏惠 恭則不侮 寬則得衆 信則人任焉 敏則有功 惠則足以使人]

여기 나오는 관즉득중도 널리 알려진 말이다. 너그러운 사람을 싫어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파리 테러와 같은 참극을 겪고도 관인대도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참담하고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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