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11월 기준금리를 전월과 같은 1.5%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5개월째 1.5%를 유지하게 됐다.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은 만장일치였다.
한은 금통위는 정례회의 이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유로지역도 완만한 개선 움직임이 이어졌다”며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는 계속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세계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등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경제에 대해서는“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다소 개선된 가운데 소비, 투자 등 내수가 회복세를 이어갔으나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다”면서 “앞으로 국내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대외 경제여건 등에 비추어 볼 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 기조가 유지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의 증가세,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및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 경제상황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4%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금리를 추가로 하향 조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2%를 기록해 0%대 성장률을 벗어난 데다, 민간소비도 전분기대비 1.1% 증가해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적인 통화정책이 진행 중이고, 대외적으로 보면 미국이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현재 금리 인하 압력은 없다”면서 “정책 효과가 나오면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팀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일단락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인 만큼 금리 인하를 하면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3분기 성장률도 좋데 나온 상황에 인하할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