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편집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글과컴퓨터가 추진하는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들이 기발함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한컴에 따르면 한컴의 자회사 한컴핀테크는 지난달 크라우드펀딩 서비스인 드림시드를 출시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과 소액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이 서비스는 한컴이 1차 심사에서 선정한 사업 아이디어들을 인터넷에 공개하면 일반인들이 이를 보고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아이디어가 실제 상품으로 출시되면 투자자들은 각자 투자한 금액만큼의 제품을 받게 된다.
드림시드는 이달 현재 19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많은 스타트 업체들과 소상공인들의 문의가 활발하게 이뤄져 매주 프로젝트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컴이 추진하는 드림시드 프로젝트 제품들은 시중에 나오기도 전에 펀딩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치명’적인 매력을 뽐낸다. 360도로 주위의 모든 장면을 촬영해 마치 실제 상황처럼 재생해 볼 수 있는 캠코더 슈피리캠2가 대표적이다.
한컴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크라우드펀딩으로 꼽히는 미국의 킥스타터(kickstarter)가 2013년 슈피리캠으로 큰 성공을 거뒀으며 한컴은 슈피리캠의 차기 제품인 슈피리캠2의 펀딩을 추진하게 됐다”며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한국이 두 번째로 슈피리캠 펀딩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슈피리캠은 6개의 렌즈가 장착됐음에도 테니스공처럼 작아 막대기에 달거나 손바닥에 놓은 채 간편하게 촬영할 수 있다. ‘그곳에 있지 않아도 그곳에 있을 수 있다’(Be there, Without Being)는 말이 현실화한 것이다. 또 촬영한 영상은 가상현실(VR)기기·PC·태블릿PC 등을 통해 재생할 수 있다.
궂은 날씨에 우산을 쓰면 스마트폰 보기가 불편하다. 이런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슈가레인은 스마트폰 거치대가 달린 우산인 ‘스마트 우산’을 선보였고, 한컴을 통해 관련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스마트 우산은 간단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젊은 기업가의 힘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 밖에도 일상이나 스포츠 활동 시 간편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액션캠(업체명·위즈아이),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가구(우드스), 한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카드 대신 초콜릿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초콜릿 연하장’(지에이이노베이션), 치과 치료 기구를 본떠 만든 신개념 이쑤시개(빅스), 생활 쓰레기로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생태 환경을 배울 수 있는 버섯재배키트(꼬마농부) 등의 펀딩 프로젝트도 한컴은 진행 중이다.
한컴이 글로벌 펀딩을 위해 중국·일본과 손을 잡은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컴은 중국 최초의 크라우드펀딩 기업이자 선도기업인 ‘베이징 데모아워 테크놀로지’(서비스명·데모아워), 일본에서 13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하이퍼인터넷(캠프파이어)과 제휴를 맺고, 각사 사이트 내 제품을 교차 펀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컴 관계자는 “한·중·일 사용자들이 각국의 국내 사이트를 통해 해외 펀딩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며 국내 크라우드펀딩에서는 유례없는 글로벌 신디케이션(연합) 프로젝트”라며 “한컴은 이달 첫 글로벌펀딩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컴은 장기적으로 국내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이끌겠다는 비전도 세웠다. 이홍구 한컴 대표는 “국내 상장 1호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지난달 창립 25주년을 맞은 한컴이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며 “한·중·일 신디케이션 방식, 오프라인 유통 등을 통해 한국의 크라우드펀딩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