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안홍철 KIC 전 사장, 투자 부당 관여…1박 2000만원짜리 편의 받기도"

입력 2015-11-1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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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철 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투자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하는 한편 재직시 위탁운영사 선정 과정에서 후보사로 참여한 딸의 재직 회사를 방문하는 등 투자·자산운용과 관련해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한국투자공사 운영실태 관련 국회의 감사 요구에 따라 지난 7~8월 KIC와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 결과 이런 내용을 포함해 모두 26건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관련자 7명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에 문책을 요구했다고 11일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안 전 사장은 절대수익펀드 위탁운용사 선정과정 중인 올해 1월에 자신의 장녀가 펀드 가격설정 담당자로 재직 중인 A사에 직접 방문해 절대수익펀드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한편 회의 참석 대상이 아닌데도 A사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투자실무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투자·자산 운용 관련해서 공정성·객관성을 저해했다.

A사는 올해 4월 절대수익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4곳에 포함됐으며 연간 360만 달러의 기본 수수료 수입을 받게 됐다.

안 전 사장은 투자실무위원이 아님에도 이 건을 포함해 2014년 5월29일부터 올해 7월7일까지 49회의 투자실무위원회(78건의 안건 논의) 중 31회의 투자실무위원회(50개 안건 논의)에 참여해 의사 결정에 관여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안 전 사장은 이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미국 바이아웃(Buy-out; 기업 인수 후 매각) 전략을 운용할 위탁 운용사로 3곳 선정과 관련해 투자 금액 증액을 검토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절대수익펀드 위탁운용사 평가에 관여해 운용실적이 2년 9개월에 불과한 회사도 선정될 수 있도록 부당하게 행동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부동산 투자 건에 대한 사전 검토 단계에서 담당 부서장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등 수시로 개입해 특정한 투자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전 사장은 또 2014년 12월 투자 검토 중인 회사가 운영하는 프랑스 파리 소재 호텔의 로열스위트룸(1박 2100만원)에, 올해 5월에도 홍콩에서 투자 검토중인 회사가 운영하는 호텔의 프레지덴셜스위트룸(1박 1469만원)에 각각 숙박했다.

두 건 모두 각각 1박에 98만원, 26만원짜리 방을 예약한 안 전 사장의 방을 투자 검토 대상 회사가 업그레이드 시켜준 것으로 안 전 사장이 이 같은 과도한 편의제공을 거절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특히 프랑스 파리 호텔의 경우 숙박 다음날 투자절차를 공식적으로 진행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호화 해외 출장 의혹에 대해 국외여비 집행실태를 확인한 결과 안 전 사장은 2014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모두 29회의 출장(출장비 2억5158만원)을 갔으며 1일 평균 54만원을 숙박비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안 전 사장은 임원이 아닌 사람이 임원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한 직원이 올 6월부터 2년간 홍콩에서 재택 원격근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에도 없는 특혜를 베풀었다고 지적했다.

2013년 12월 취임 직후부터 계속된 정치권의 사퇴 압력에도 '버티기'했던 안 전 사장은 지난 6월 돌연 사직한 상태로 감사원은 안 전 사장의 비위내용을 인사혁신처에 통보해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한편 KIC는 미국 LA다저스 구단에 대한 투자 검토에 필요한 재무자문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평가 기준을 특정 회사에서 유리하게 임의로 변경하고 각 회사 제안서의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평가하는 등 부당하게 처리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또 KIC는 근거없는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하거나 위험 요소에 대한 검토를 소홀히 하는 등의 이유로 2010년 6월부터 2011년 6월까지 7건의 사모주식 직접투자를 통해 모두 5억9500달러의 손실(투자액 대비 56.5% 손실)을 기록했다.

KIC는 수익률을 공식 수익률 산정에 부적절한 '통화바스켓 수익률' 지표를 도입해 위탁자산 운용 수익이 좋은 것처럼 왜곡·과장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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