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4일 사임 의사를 밝힌 정지원(행시 27회)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후임으로 고승범(행시 28회) 사무처장을 내정한 것에 대해 의외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승범 사무처장의 후임으로 김용범 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융위원장과 모든 정책에 있어 호흡을 맞추는 자리다. 따라서 그동안 1급내 가장 기수가 높은 인사가 사무처장을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전례가 깨졌다. 김용범 사무처장 내정자는 고승범 위원보다 행시 2기수 후배인데, 둘의 자리를 맞바꿨다.
또한 후임 증선위원에 이현철 금융위 기획조정관(행시 33회)을 내정한 것도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행시 33회를 1급에 발탁한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애초 후임 금융위 상임위원 자리에는 유광렬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유광렬 위원은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이런 관측은 기정사실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년 넘게 근무한 고승범 사무처장을 교체할 것이란 예측은 존재했다. 이 경우 1급내 인사들을 한 바퀴 돌리는 소위 ‘회전문’ 인사가 예상됐었다.
지역 안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일단 힘을 얻고 있다.
금융위는 현재 임종룡 위원장을 비롯해 호남권 인사나 혹은 호남권과 인연이 깊은 인사들이 수뇌부를 차지하고 있다.
유광렬 수석전문위원은 전북 군산 출신이다. 따라서 유 위원이 만약 금융위에 복귀했다면 금융위 1급 이상은 모두 호남권이 된다.
그동안 금융위 1급 이상에선 정지원 상임위원만이 부산 출신으로 비호남권이었다. 이현철 증선위원 내정자가 부산 출신인 것도 이런 지역 안배설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 1급 인사는 정찬우 부위원장의 행보와 연관돼 여러 관측을 자아낸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정 부위원장은 현재 산업은행 총재,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등에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