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가 MG손해보험에 연이어 자금을 투입하면서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배당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재무적투자자(LP)인 새마을금고가 마치 대주주처럼 거액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악화된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지난 16일 8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6월말 기준 116.5%까지 하락한 업계 최저 지급여력(RBC)비율을 늘리기 위해서다. MG손보는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RBC비율이 18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MG손보에 자금을 지원한 것은 지난 3월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새마을금고가 MG손보에 자금을 확충하는 방식은 직접 투자가 아니라 사모펀드인 자베즈를 거치는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이번 증자에서 자베즈에게 825억원을 넘겼다. 자베즈는 이 돈으로 MG손보 증자에 참여했고 자금을 납입했다.
이처럼 새마을금고가 직접 증자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주주 적격성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MG손보의 증자에 참여해 보통주를 취득할 상황이 되지 못한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3월 실시한 MG손보의 400억 규모 증자에 직접 참여해 지분 9.99%를 확보했다. 만약 이번 증자에서 추가로 지분을 확보했다면 금융위원회의 주주 적격성 승인을 받아야한다.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자본시장법상 주주 적격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 대주주로 승인받을려면 제시하는 재무적 수치 등을 충족해야 하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협동조합 특성상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즉 새마을금고는 금융당국의 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베즈를 통해 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주주 적격성에도 어긋나는 새마을금고가 MG손보에 계속 자금을 수혈해주는 이유는 자베즈가 더이상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MG손보의 RBC비율이 위험수준까지 도달해 자금을 확충하라는 이야기를 전했다”며 “하지만 자베즈에서는 더이상 MG손보에 자체적으로 자금을 확충하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자를 물색할 의지를 비쳤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대주주가 아닌 LP가 계속 자금을 확충해주는것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통상적으로 LP들은 배당과 지분차익 등으로 투자수익을 거두는 것이 주요 목적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LP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자금을 확충해주는 방법은 자베즈를 통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새마을금고 역시 MG손보가 휘청거리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자금을 대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과거 그린손보(현 MG손보)를 무리하게 자베즈에게 넘겨주면서 이런 변칙 자금 지원에 대해 눈감아주기식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그린손보를 사모펀드에 넘기는 것을 승인했기 때문에 손을 놓아버린 자베즈에게 아무런 지적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새마을금고의 투자가 아니면 MG손보 역시 위험에 빠지게 되고 결국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지기 때문에 뒤에서 지켜보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