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선 신임 유암코(연합자산관리) 구조조정본부장은 21일 “장치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중견기업을 구조조정 1호로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나 본부장은 전날 유암코의 첫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이끌 책임자로 선임됐다.
나 본부장은 이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보고 있다”며 “서비스 업종보다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제조업이 구조조정에 적합하다”며 견해를 밝혔다.
나 본부장이 제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다. 더불어 구조조정 1호 대상으로 중견기업을 물망에 올린 것은 유암코가 동원할 수 있는 경영 자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암코는 원래 신한·하나·국민·기업·우리·농협의 8개 은행이 출자해 만든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였다. 그러나 최근 금융위원회가 민간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 계획을 백지화하는 대신 유암코에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맡겼다.
아울러 기존 주주인 우리·농협의 출자 확대,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의 신규 진입으로 자본금을 1조2500억원 규모로 키웠다. 기존 주주 8곳의 대출약정 규모가 2조원에 내부유보금 2000억원을 포함하면 유암코는 최대 3조45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한 셈이다.
유암코는 이 자금을 덩치가 큰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에 쪼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암코는 사모펀드(PEF)인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와 조성한 1410억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3개의 구조조정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나 본부장은 구체적인 구조조정 기업 선정 방향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나 본부장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금융당국과 협의해야 한다”며 “현재 특정 기업이나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위가 그렸던 ‘시장 친화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초첨을 맞추고 있는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나 본부장은 새로운 유암코의 출범으로 구조조정 전문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괜찮은 회사를 인수해 더 좋은 회사로 만드는(되 파는) 콘셉트는 기존 PEF가 하고 있다”며 “지금은 어렵지만 회생해서 발전할 수 있는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유암코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나 본부장은 “국내에 이런 부실기업 인수에 관심있는 PEF와 함께 새로운 시장(부실기업 인수)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