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릭스 본사가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신중론을 내비치면서 매각 무산 가능성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릭스의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넉 달째 결론을 못 내면서 일본 오릭스 본사와 오릭스PE 한국법인은 19일 현대증권 인수에 대해 재논의한다.
앞서 지난 6월 오릭스 본사는 오릭스PE 한국법인이 현대증권 인수 본계약을 승인하면서 만약 인수 기한이 4개월이 지날 경우 '롱스탑 데이트'(투자를 중단할 권리: long stop date)를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실제 그동안 복잡한 인수 금융 구조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승인이 여러 차례 지연되고, 일부 정치권에서 파킹딜 의혹까지 제기하자 오릭스 본사에서도 여러모로 부담을 느낀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자꾸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지난 16일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해 오릭스PE와 현대그룹측이 맺은 롱스탑 데이트가 종료되자, 굳이 이 거래를 연장해야 되겠냐는 본사의 중론이 큰 것으로 안다"며 "결국 19일 오릭스 본사가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행보를 결정하면서 인수에 대한 최종 결정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딜에 정통한 또 다른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도 "오릭스PE 한국법인이 계속 본사를 설득해 왔지만 본사 쪽이 현대증권 인수에 대해 사실상 신중론을 강하게 피력해, 딜 무산 가능성도 각오하고 있다"며 “이번 딜이 만약 깨질 경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이나, 채권단인 산업은행, 그리고 금융당국 등에 미쳐질 신뢰도 악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매각 주관사이자 현대그룹의 채권자인 산업은행도 이번 사안에 대해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오릭스나 현대그룹에서 이번 딜과 관련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해 알린 사실이 없다”며 “양 측간 롱스탑 데이트에 따라 한 쪽에서 인수 여부에 대해 결정을 정리하는대로 추후 당 행과도 재논의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릭스PE는 지난 6월30일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금융당국에 신청 했다. 심사에 통상 2개월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8월 말쯤 거래종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파킹딜 논란과 주요 출자 투자자들의 자료 미비 등으로 인해 넉 달 째 대주주적격심사가 미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