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키로 한 가운데 연세대 사학과 교수 전원이 한국사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서울대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역사 관련 학과에서도 이와 비슷한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국정 교과서 발행에 험로가 예상된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은 14일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은 한국사 국정 교과서 제작에 참여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제의가 오리라 조금도 생각지도 않지만, 향후 국정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국정화 강행은 학문과 교육이라는 안목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 앞세운 조치"라면서 "사회와 교육에 미치는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 전환에 대해 "유신 정권이 단행한 교과서 국정화의 묵은 기억이 재현되는 모습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유신회기로 규정했다.
지난달 21일 연세대 인문·사회분야 교수 132명은 한국사 국정화 전환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앞서 서울대 역사 관력 학과 교수 34명과 고려대 역사와 인문사회계열 전공 교수 160명도 지난달 초 한국사 국정 전환에 반대 입장에 확실한 입장으 내비친 점을 고려하면 교수들의 집필 거부 움직임은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대와 고려대 교수단은 하나 같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독재 권력이 획일적인 역사를 가르치던 유신 정권 시절로 회귀하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외대와 가톨릭대, 부산대 등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 전환 시도에 이미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