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대통령, 홍완선 국민연금 CIO 연임 ‘가시밭길’

입력 2015-10-12 09:19 수정 2015-10-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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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연임 반대…위탁 운용사 평가기준 잦은 변경 업계 '혼란'

무려 400조원이 넘는 자금을 굴려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통하는 국민연금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CIO, 사진)의 연임에 잇단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난 2013년 제6대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선임된 홍 본부장의 임기는 애초 오는 11월 초다. 그러나 국민연금에서는 아직 그의 연임 여부를 공식적으로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과의 불화설과 경제개혁연대까지 그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7일 성명서를 내고 삼성 특혜 논란으로 국민연금의 신뢰를 훼손한 홍 본부장의 연임을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주주가치에 반하는 의결권 행사로 공정성 논란을 자초한데다 국감에서도 이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국민 신뢰 회복 차원에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논리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5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도 최광 이사장이 오는 11월3일 임기가 만료되는 홍 본부장의 임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면서 “이번 국감에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합리적 이유도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제기되는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감사원 감사가 정식으로 요청되기에 이르는 등 신뢰를 크게 해쳤다”고 설명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의 재산보다 재벌 총수일가의 재산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불신으로 국민연금의 신뢰성과 공공성을 희석시킨 홍 본부장의 연임 제청을 반대하고, 새로운 기금운용 본부장 공모를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까지 기금운용본부의 독립 공사화, 대체투자 사후 관리 및 감독권 등을 두고 홍 본부장과 최광 이사장의 갈등설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최 이사장이 홍 본부장의 연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투업계 측면에서는 홍 본부장이 재임 기간에 단행한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평가 기준의 잦은 변경으로 시장 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 7월 국민연금이 시행한 국내주식 위탁 운용사의 수익률 일일 평가 제도 시행 이후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연금기관에서 단타 매매를 부추긴다는 거센 지적이 일었다. 급기야 국민연금은 이 제도 시행 두 달만에 해당 제도 도입을 없던 일로 하고, 한 달 기준의 평가 시스템을 대안책으로 제시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일일평가 시스템이 시행된 두 달 만에 폐지됐다고 하나, 이미 이 과정에서 기금운용 명성을 쌓아 온 운용사들이 수 백억원에서 수 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수 당하고, 시장의 변동성도 급격히 증가했다”며 “국민의 돈을 운용하는 공적 기관에서 단타 매매를 조장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시장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CIO의 등장을 원하는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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