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45ㆍ미국)과 찰 슈워젤(31ㆍ남아공)의 벙커샷이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미켈슨과 슈워젤은 11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 파이널 라운드 싱글 매치 7조로 출전해 뜨거운 승부를 펼쳤다.
흥미로운 두 선수의 골프볼 행방이다. 미켈슨과 슈워젤은 1번홀(파4) 티샷에서 각각 오른쪽으로 휘어져 비슷한 위치에서 세컨드샷을 맞았다. 더 흥미로운 건 다음 상황이다. 두 선수가 각각 두 번째 샷을 시도한 볼은 각기 다른 그린 사이드벙커 안에 들었다. 하지만 같은 벙커라도 두 선수의 볼이 놓인 지점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다. 미켈슨의 볼은 벙커 턱 바로 밑에 박혀 최대한 높이 띄워야만 턱에 걸리지 않고 그린에 올릴 수 있었다.
반면 슈워젤의 볼은 벙커 뒤쪽 턱에 바짝 붙어 있었다. 역시 최대한 높이 띄워야 하지만 백스윙 여유 공간도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핀은 벙커와 바짝 붙어 있어 런이 발생할 경우 파 퍼트가 어려워진다.
먼저 벙커 탈출을 시도한 선수는 슈워젤이다. 그는 클럽을 가파르게 들어 모래에 박힌 볼을 그린 위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 런도 많지 않아서 핀에서 약 3m 지점에 섰다. 충분히 파로 막을 수 있는 거리였다.
미켈슨 역시 ‘쇼트게임의 달인’답게 볼을 높이 띄워 핀에 붙이는 데 성공했다. 미켈슨의 볼도 핀에서 약 3m 지점이다. 미켈슨은 침착하게 컵에 떨어트리며 보기 위기를 파로 막았다. 반면 슈워젤의 파 퍼트는 야속하게 컵을 외면, 보기를 범하며 첫 홀을 내줬다.
같은 벙커, 전혀 다른 상황 속에서 희비가 엇갈린 미켈슨과 슈워젤의 흥미진진한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2015 프레지던츠컵은 10일까지 미국팀이 8승 3무 7패로 1승을 더 챙겼다. 승점에서도 미국팀이 1점 차로 리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