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 의혹의 정점에 있는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8일 검찰에 출석했다. 정 전 회장의 소환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정 전 회장은 취재진 앞에 서서 "수고가 많으시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이번 소환을 통해 정 전 회장이 포스코 협력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중점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5일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을 소환해 14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제철소 설비 보수·관리업체 티엠테크, 자재운송업체 N사, 대기측정업체 W사 등 포스코 협력업체 3곳의 설립과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30억원대 비자금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모두 정 전 회장 취임 시기인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집중적으로 다른 업체의 일감을 뺏어오거나 불투명한 절차를 거쳐 일감을 몰아받는 등의 특혜를 포스코로부터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검찰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정 전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정 전 회장은 동양종합건설에 수주 특혜를 제공한 혐의와 성진지오텍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을 함께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