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준공한 SK이노베이션의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 내 넥슬렌 한국공장. 공장 안은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귀가 먹먹했다. 하지만 공장을 소개하는 SK종합화학 관계자의 목소리는 자신감 때문인지 더욱 힘이 넘쳐 기계소리를 이겨내고 명징하게 기자의 귀로 전달됐다. 이 공장은 SK종합화학과 세계2위 글로벌 화학회사 사빅(SABIC)이 합작해 만든 고성능 폴리에틸렌 제1공장이다.
공장 안에서는 쌀처럼 생긴 넥슬렌을 볼 수 있었다. 넥슬렌은 SK종합화학의 고성능 폴리에틸렌의 브랜드 명이다. 고부가 필름, 자동차 및 신발 내장재, 케이블 피복 등에 사용된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다우ㆍ엑손모빌 등이 손에 꼽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 국내에서는 자체 제조기술을 보유한 곳은 SK종합화학이 최초”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합성수지 수요가 늘고 있어 여기 부응하고자 사빅과 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은 지난 7월 사빅과 합작법인 SSNC를 출범시켰다. SSNC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넥슬렌 마케팅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우디 왕자인 사우드 빈 압둘라 빈 투나얀 알 사우드 사빅 회장을 비롯해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유세프 알 벤얀 사빅 부회장 등이 양사를 대표해 참석했다.
최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SK가 지난 10여년간에 걸쳐 넥슬렌을 개발하기 위해 땀방울과 열정을 쏟아왔는데, 글로벌 사빅을 만나 글로벌 시장으로의 더 큰 도약을 하게 됐다”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최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2010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당시 사빅의 모하메드 알마디 부회장에게 합작을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사빅 최고경영진을 직접 만나 합작 성사를 이끌었다.
최 회장은 “짧지 않은 기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난관에 부딛힐 때마다 사빅은 SK의 파트너로서 귀를 기울여줬다”며 “사빅과 SK는 이 자리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성공 사례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 회장은 “앞으로 넥슬렌의 글로벌 사업거점을 확장하고 생산규모를 100만톤 이상으로 늘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최 회장이 추진해온 ‘4대 글로벌 파트너링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었다. SK이노베이션은 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중국 시노펙, 일본 JX에너지, 스페인 렙솔, 사우디아라비아 사빅 등 4대 글로벌 파트너사와 만든 합작법인을 통해 글로벌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