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도 버거운데”…삼성重ㆍ삼성엔지 합병 재추진 딜레마

입력 2015-10-08 09:0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삼성중공업이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후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재추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작년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합병 조건이 무르익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지난해보다 악화된 실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 더욱이 사업구조조정 진행 중인 삼성그룹에서 조선 플랜트 사업의 존재감이 이전 같지 않다는 것 역시 중요한 변수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4억~25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대규모 손실 반영 이후 실적은 안정화됐지만, 아직 의미있는 수익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상반기 누적 수주가 2조183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8.3%에 불과하는 등 수주 부진으로 매출액 역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9월 합병을 추진했지만,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가 한도인 4100억원보다 70% 이상 많은 7063억원이 행사되면서 합병이 무산됐다. 하지만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지난달 각각 “장기적으로 두 회사는 하나의 회사가 되는 게 맞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1년 새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6만원대에서 3만원까지 내려앉으면서, 당시 논란 중 하나였던 삼성중공업이 지불해야 하는 프리미엄이 줄어들어 합병 비용 측면에서 유리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업황부진으로 양사 모두 실적악화가 심상치 않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당장의 합병은 비현실적이란 의견이 많다.

양사 합병이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그룹이 지난해부터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선택과 집중’의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사업군 재편 일환으로 합병을 결정하더라도 기존 의도했던 시너지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란 지적도 나온다. 당초 삼성그룹이 합병의 이유로 내세운 것은 중복되는 부문의 통합을 통한 비용절감과 신규수주 등 영업측면에서 시너지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업적으로 중복되는 부분은 사실상 크지 않다”며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중공업은 1~2년 어려운 시기가 있겠지만 이후에는 내실을 쌓을 수 있겠다”면서도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양사 합병을 전후해 그룹 내 중공업군 입지 약화 가능성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 매각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을 합병해 매각할 수도 있다는 게 정설일 정도로 합병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삼성의 사업구조조정 과정에서 각 기업은 덩치가 너무 크고 업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 부실이 나더라도 합병 이후 대규모 손실을 완전히 털어내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떤 주담대 상품 금리가 가장 낮을까? ‘금융상품 한눈에’로 손쉽게 확인하자 [경제한줌]
  • 2025 수능 시험장 입실 전 체크리스트 [그래픽 스토리]
  • "최강야구 그 노래가 애니 OST?"…'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를 아시나요? [이슈크래커]
  • 삼성전자, 4년 5개월 만 최저가...‘5만 전자’ 위태
  • 고려아연, 유상증자 자진 철회…"신뢰 회복 위한 최선의 방안"
  • 재건축 추진만 28년째… 은마는 언제 달릴 수 있나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불허…“관련 법익 종합적 고려”
  • ‘음주 뺑소니’ 김호중 1심 징역 2년 6개월…“죄질 불량·무책임”
  • 오늘의 상승종목

  • 11.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4,574,000
    • -0.13%
    • 이더리움
    • 4,496,000
    • -3.89%
    • 비트코인 캐시
    • 585,000
    • -6.1%
    • 리플
    • 949
    • +3.04%
    • 솔라나
    • 294,400
    • -2.52%
    • 에이다
    • 758
    • -9.44%
    • 이오스
    • 767
    • -3.03%
    • 트론
    • 250
    • -1.57%
    • 스텔라루멘
    • 177
    • +3.51%
    • 비트코인에스브이
    • 77,500
    • -7.46%
    • 체인링크
    • 19,100
    • -5.77%
    • 샌드박스
    • 398
    • -7.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