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윌리엄 C. 캠벨과 오무라 사토시, 투유유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는 기생충과 말라리아 퇴치에 혁혁한 공을 세운 과학자들에게 노벨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들은 가장 파괴적인 기생충 관련 질병 치료법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매년 수억명에게 영향을 끼치는 질병에 맞설 새롭고 강력한 수단을 인류에게 제공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아일랜드 출신이며 현재 미국 드류대학 교수인 캠벨과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 기타사토대학 명예교수는 기생충에 관한 연구로 상의 절반을 공동 수상했다. 두 사람은 항기생충성 항생물질인 ‘아버멕틴(Avermectin)’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물질은 구충과 회충 등 기생충과 진드기, 구더기 등 곤충류를 매우 소량으로도 박멸할 수 있어 기생충 구제에 널리 쓰인다.
오무라는 일본 내 토양 샘플에서 채취한 스트렙토마이세스(Streptomyces, 토양 속에서 많이 발견되는 방선균의 일종)에서 박테리아들을 별도로 추출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아버멕틴’의 원재료가 된 ‘스트렙토마이세스 아버미틸리스’다.
캠벨 박사는 오무라가 새롭게 발견한 이 물질이 기생충을 박멸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견해 ‘아버멕틴’이라는 더 효율 좋은 물질로 수정했다. 인간 생체실험에서 새 성분은 기생충 유충을 퇴치하는 효능이 입증됐다.
중국의 투유유 전통의학연구원 교수는 지난 1972년 말라리아 퇴치 효과를 지닌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이라는 물질을 발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그는 중국과 우리나라 등에서 생약재로 쓰여온 개똥쑥에서 아르테미시닌을 분리해냈다. 이 약은 말라리아 치사율을 획기적으로 낮췄다고 노벨위원회는 설명했다.
영국 가디언은 투유유 박사가 지난 1967년 마오쩌둥이 시작한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을 위한 비밀 사업인 523프로젝트의 일원이었다고 전했다. 투 박사는 지난 2011년 ‘제약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 래스커상을 수상해 유력한 노벨 수상자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투유유 박사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12번째 여성 과학자가 됐다. 또 투 박사는 중국 국적으로는 처음으로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전에도 중국계 가운데 리전다오와 양전닝, 대니얼 추이 등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지만 이들 국적은 모두 미국이었다.
수상자들에게는 800만 크로나(약 12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날 노벨생리의학상은 올해 노벨상 가운데 가장 먼저 발표됐다. 이어 물리학상과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이 차례로 발표된다. 시상식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오는 12월 1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