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근처에는 15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버거집이 있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가 아닌 고려대만의 명물, ‘영철버거’가 그 주인공이다.
15년 전, ‘영철버거’의 이영철 사장은 작은 리어카에서 천 원짜리 ‘스트릿버거’를 팔기 시작했다. 값은 싸지만 푸짐한 양의 ‘스트릿버거’는 학생들의 배를 든든히 채워줄 수 있는 근사한 한 끼 식사가 됐다.
학생들 사이에서 점점 소문이 나면서 ‘영철버거’는 리어카에서 상가 건물로 자리를 옮겼고 2007년에는 전국에 가맹점이 80개나 생겼다. 많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영업자 성공신화의 예로 소개될 만큼 유명해졌다. 그런데, 지난 7월 ‘영철버거’ 본점이 돌연 문을 닫게 되었다.
‘영철버거’의 셔터가 내려가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언론사들은 자영업 성공신화 ‘영철버거’의 폐점 이유를 분석하는 뉴스보도와 기사를 냈다. 그 소식을 들은 이영철 사장의 지인들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핸드폰 전원은 꺼져있었다.
최근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경영난으로 힘들다는 말을 해왔고 실제로 80개의 가맹점 중 한 군데만 남은 상태라 몇 개월 전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그에 대한 걱정이 더 커져갈 즈음, 모습을 감췄던 그가 ‘영철버거’ SNS 계정에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 글에 수많은 학생들이 응원의 댓글을 썼고 그의 재기를 바랐다. 그를 돕겠다고 나서는 학생모임도 생겨났다.
제작진은 이영철 사장을 만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그와 쉽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유일한 직영점인 ‘영철버거’ 태백점에서도 그를 만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를 찾아다닌 지 2주째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에게 그가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어렵게 만난 이영철 사장은 수척해진 얼굴로 조심스럽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