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과다 처방으로 우려를 낳았던 우리나라 의료기관들의 항생제 처방액이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사이트인 팜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항생제 처방액은 1조868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2010년에 비해서는 무려 2395억원(18.1%)이나 감소했다. 연평균 감소율은 4.9%였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토대로 최근 5년간(2010~14년) 전신작용 항생제 처방액(원내·원외 처방액)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테트라사이클린 △베타-락탐 페니실린 △기타 베타-락탐·설폰아미드 외 1종(트리메토프림) △마크로라이드 외 2종(린코사미드·스트렙토그라민) △아미노글리코사이드 △퀴놀론 △복합 항생제 △기타 항생제 등 8가지 계열이다.
전반적인 감소 추세에 불구하고 설폰아미드 외 1종은 유일하게 연평균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별로는 기타 베타-락탐계열의 처방액이 가장 높았다. 이 계열의 지난해 처방액은 전년(5205억원) 대비 0.5% 감소한 5179억원으로 전체의 47.6%를 차지했다. 이어 베타-락탐 페니실린(22.7%)·퀴놀론(13.0%)·마크로라이드 외 2종(10.4%)·기타 항생제(3.5%) 순이었다.
지난해 기준 성별 처방액은 남성 49.6%·여성 50.4%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령별로는 10세 미만 처방액이 16.4%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15.3%)·70대(13.7%)·60대(12.9%)·40대(11.7%) 등의 순이었다.
항생제는 사용량이나 처방 행태보다도 내성률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특히 소아 때 항생제를 남용할 경우,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년기에 사용 가능한 약물의 제한을 받아 질병 치료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게 팜스코어 측 설명이다.
임도이 팜스코어 대표는 “선진국에서는 소아기에 주기적으로 야외수업을 하며 아이들이 흙에서 뒹굴고, 자연스럽게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인체는 엄밀히 말하자면 세균덩어리이고, 항생제로 세균을 억제하고 살균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