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 맞서 저마다의 개성을 강조하는 작은 빵집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일 먹는 ‘식사빵’을 내세워 공룡기업들에 맞서는 곳들이 늘고 있다. 식사빵은 식빵, 치아바타, 바게트 등 담백한 맛을 강조하기 때문에 기존의 단맛을 강조한 빵과 차별화가 가능하다. 또한 천연발효 공법 등을 이용해 건강한 방식으로 만들면 경쟁력이 더욱 강화된다.
서울 공덕동에 위치한 ‘파네트’는 이를 증명하는 사례다. 파네트가 위치한 5호선 공덕역 인근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만 7개에 이를 정도로 경쟁업체가 많지만, 파네트의 빵은 저녁 7시가 지나면 거의 완판된다.
파네트는 매일 천연효모종을 사용해 발효시킨 빵 반죽을 저온 숙성한 뒤 구워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빵은 매장에 진열되기 무섭게 팔려나간다. 파네트는 빵과 함께 각종 샐러드 드레싱과 잼도 직접 만들어 한 끼 식사에 알맞는 양으로 소분해 판매한다. 말 그대로 ‘식사’를 위해 빵을 구입하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장은진 파네트 대표는 “천연발효 빵은 오랜 시간과 수제 작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유통 방식과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여기에 집중해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천연발효 빵을 꾸준히 만들고 이를 고객들에게 선보여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태원에서 시작한 ‘오월의 종’ 역시 이와 비슷한 사례다.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더욱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은 이전부터 이태원에서 천연발효빵으로 입소문을 탔던 곳이다. 캄파뉴, 호밀빵, 통밀빵 등 정통 유럽식 식사빵을 천연발효종을 써서 만든다. 덕분에 외국인과 빵 애호가들이 자주 찾으면서 이태원의 명물이 됐다.
자연발효빵 전문 매장으로 방배동에 문을 연 ‘뮤랑’도 연일 몰려드는 손님을 맞고 있다. 뮤랑 역시 천연발효종을 사용해 빵을 굽는다. 이 빵에 치즈와 크랜베리를 넣으면 ‘캄파뉴 이탈리안’를 만들 수 있어 인기다.
강남 압구정의 롤링핀은 호두, 블루베리, 무화과 등 건강 식재료를 넣어 만든 다양한 종류의 식빵을 내놓는다. 토스트를 하거나 속재료를 넣지 않고도 맛있게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다. 찹쌀과 팥을 넣어 든든함을 강조한 ‘압구정 식빵’은 롤링핀의 대표 메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빵은 단맛이 중심인 간식용 빵을 위주로 소비됐지만,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식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식사빵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며 “작은 빵집들이 이를 활용하면서 큰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