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전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여 부사장은 오는 11월5일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정식 선임되며 사실상 한화투자증권 새 대표로 내정된다.
한화투자증권이 임시주총을 열어 여 부사장을 사내이사에 선임하는 것은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주 대표 교체를 위한 절차로 보인다. 여 부사장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추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통상 대표이사 교체시 신임 대표를 먼저 이사로 선임하고 몇 개월간 인수인계 업무 절차를 밟기도 한다”며 “여 부사장이 그룹 경영기획실을 맡은 만큼, 11월 주총에서 정식 선임되면 주 대표 임기인 내년 3월까지 경영 총괄 등 신임 대표직 수행을 위한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화그룹은 그룹과의 소통부재로 잇단 파격 행보를 보이는 주 대표에게 내년 3월 임기 이후 ‘연임 불가’를 통보했다.
주 대표는 취임 초부터 350여명의 인원을 줄이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해 임직원 자기 매매 근절, 고위험등급 주식 발표 증권사 최초로 사내 ‘편집국’을 신설하는 등 튀는 행보로 주목받았다.
특히 한화그룹과 삼성그룹간 빅딜이 진행되는 상황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슈를 반대하는 보고서를 내 그룹측에서 곤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그룹 실세로 꼽히는 여 부사장이 한화투자증권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조직 추스르기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이 그간 외부 출신 CEO들이 다소 그룹 문화와 맞지 않는 엇박자 행보를 보인 만큼, 그룹 출신인 그를 한화투자증권 수장으로 내세웠다는 관측도 나온다.
1960년생인 그는 경복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1월 경인에너지에 입사했다. 이어 2002년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상무보, 2006년 대한생명 재정팀장 상무, 2011년 대한생명 전략기획실장 전무 등을 거쳤다.
올 1월에는 삼성 4개 계열사의 빅딜 인수합병(M&A)성사 등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