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대표이사 채정병)의 행보에 정치권과 카드업계 등 관련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초 카드정보유출 사태 이후 순이익이 뒷걸음치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카드업계의 가장 민감한 문제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롯데카드 고객들을 위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1%대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카드 수수료율 인하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정치권에서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문제를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신 회장에게 “지난해 30만 건의 고객정보를 유출한 롯데카드는 고객들을 위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1%대로 낮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롯데그룹 오너인 신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의 뜻을 내비치자 롯데카드는 즉각 카드 수수료율 인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카드가 2% 초반대인 수수료율을 1%대로 인하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 이후 줄곧 순이익이 악화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22억원, 311억원으로, 정보유출 사태가 터졌던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31.4%, 28.5% 하락했다. 그 결과 상반기 영업이익 1209억원, 당기순이익 90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1362억원, 1003억원보다 각각 11.2%, 10% 줄었다.
카드업계는 롯데카드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카드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출 경우 다른 카드업체에 대한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감에서 지적하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는 롯데카드 개별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의 이슈”라며 “수수료 인하는 카드사들의 존폐가 달린 문제인데, 신동빈 회장의 발언 때문에 인하 가능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