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야구공 하나에 희비가 교차했다. 좌익수 쪽으로 높이 뜬 공에 안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안타를 기대했던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공중으로 높게 솟구친 볼은 대형 애드벌룬에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1995년 4월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OB(두산의 전신)의 개막전 풍경이다. 당시 심판의 판정은 좌익수 플라이 인정 아웃이었다. 애드벌룬이 없었다면 당연히 아웃이 될 타구라는 판단에서다.
황당하고 애매한 상황이다.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와 비슷한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듯하다. 국내 첫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내년 시즌부터 프로야구 경기장으로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돔구장은 천장이 막혀 있는 만큼 해프닝도 많다. 이승엽(40·삼성)은 지난 2009년 요미우리 시절 주니치와의 도쿄돔 경기에서 홈런성 타구를 쳤지만 천장에 맞고 우익수 앞에 떨어져 2루타로 기록됐다.
일본의 ‘괴물 타자’ 마쓰이 히데키(41·은퇴)는 2002년 요미우리 시절 친 공이 도쿄돔 천장에 박힌 일도 있었다. 우측으로 높게 솟구친 공은 도쿄돔 천정 막과 막 사이로 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마쓰이는 도쿄돔 룰에 따라 2루타로 처리됐으며, 마쓰이의 타구는 다음 날 발견됐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돔구장 천장으로 인한 해프닝이 종종 일어난다. 서재응은 템파베이 소속이던 2006년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3번 타자 트래비스 헤프너(38·은퇴)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빗맞은 플라이 볼로 유도했지만 천장 구조물에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져 2루타를 허용했다.
돔구장의 온실효과로 인한 구질 변화는 타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돔구장 내부 상승기류가 홈런성 타구를 많이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고척스카이돔도 냉난방으로 인한 상승기류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설계관리 담당자는 “냉난방을 하다 보면 바람이 순환하고 상승기류가 생긴다. 아직 공식 경기를 해보지 않아 알 수는 없지만 바람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만큼의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