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영업자들이 갈수록 빚더미에 내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자영업자 비율이 지나치게 높음에 따라 사실상 ‘제로섬(Zero Sum) 경쟁’이 이뤄지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17일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의 부채구조’라는 제목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가구당 평균 부채는 지난해 3월말 8995만원으로 전년동기(8858만원)에 비해 1.5%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 3월말(7960만원)과 비교해서는 2년새 13.0% 늘었다.
또 자영업자의 가구당 평균 부채는 같은 기간 상용근로자(6624만원)보다 2371만원 더 많다.
더군다나 자영업자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화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자영업자의 지니계수(소득불평등 지수, 범위 0~1)는 0.266으로 임금근로자의 0.281과 0.015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자영업자의 지니계수가 꾸준히 높아져 2014년 0.271까지 상승했다. 반면 임금근로자의 지니계수는 2008년 이후 점차 낮아져 2014년 0.272로 조사됐다.
한국 자영업자들의 빚부담이 가중되는 주된 이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높은 자영업자 비율 때문이다. 일자리 부족,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 고령화 등의 문제로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자영업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2013년 27.4%로 OECD 국가 중 4위였다. 2010∼2011년 OECD 평균인 15.8∼16.1%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2012년과 2013년에는 일부 국가 수치가 누락돼 OECD 평균치를 산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