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후생활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건강이다. 아무리 노후준비를 착실하게 했어도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늘어나지만 병치레하는 기간이 점점 더 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1.9세, 건강수명은 70.7세로 조사됐다. 평균수명과 건강수명 간 차이는 11.2세로 최소 10년 이상은 병치레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병치레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60세 이상 고령자가 꼽은 노후 고민 1위는 경제적 문제로 38.6%를 차지했고, 건강문제가 35.5%로 뒤를 이어 돈과 건강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에 따르면 고령자의 경우 치매나 암으로 인한 입원이나 통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54만 명으로 집계되는데 10년 뒤인 2025년에는 1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의료비는 정상인보다 4배 정도 수준으로 조사되고 있다. 암의 경우 남성은 38.1%, 여성은 33.8%가 암에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병치레 기간이 늘어나면서 65세 이상 인구의 의료비 지출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65세 이상 1인당 진료비가 지난 2006년 180만5000원 수준에서 2013년 321만9000원으로 급증하는 등 최근 7년간 연 8%씩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행복한 노후를 위한 의료비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노후 의료비 준비를 위한 4단계’를 통해 건강한 100세 시대를 위해 필요한 노후 의료비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1단계는 어떤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지 살피는 단계다. 자신이 가입한 보험은 가입할 때 받은 증권을 확인하거나 보험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때론 어떤 회사에 가입했는지조차 가물가물한데, 그럴 땐 생명보험협회나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에서 ‘보험가입 조회’를 신청하면 1~2일 후에 자신이 가입한 보험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어떤 보장이 얼마만큼 필요한지 살핀다. 본인의 나이와 소득, 가족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싱글족이라면 병원비를 보장해주는 실손보험도 필요하지만 최소한 치료받는 동안 소득을 보전해줄 수 있는 정액형 보험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3단계에서는 이미 가입한 보험의 보장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이것저것 가입한 보험상품이 많다면 ‘의료비 보장 요약표’를 만드는 게 좋다. 암에 대한 보장을 예로 들면 최초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암 수술을 했을 때,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했을 때 각각 보험금으로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정리해두는 식이다.
마지막으로는 보장 내용을 본인에게 맞게 조정하는 단계다. 현재 어떤 보장이 충분하고, 어떤 보장이 부족한지를 파악했다면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필요한 보장을 받기 위해 중복된 보험은 해지하고 부족한 부분은 더 가입해야 한다.
다만 무턱대고 보험계약을 해지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의료실손보험의 경우 과거에 가입한 상품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면 오히려 보장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 민간 보험상품은 정해진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의 효력이 상실되기 때문에 아프거나 다치더라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이사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존에 가입한 보험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