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가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을 차질할 조짐이다. 지난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은 43.1%로 나타났으며, 올해 들어 지난 7월 누적 방문객 수 기준 44.6%를 차지했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유커 비율이 50%를 넘어서는 것도 머지않은 듯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커 모시기의 한국관광이 외형적 확대에만 치중돼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2014년 2월 기준)’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조사대상 16개국 가운데 한국이 14위로 최하위 수준을 차지했다. 한국 재방문율은 25.7%에 그쳤다. 지리적 거리가 먼 미국인 관광객(32.6%)의 만족도보다 낮으며, 일본인 관광객(69.1%)에는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제 중국인 관광객을 대하는 관광업계에서도 국내 관광의 중국인 유치 실태에 대해 부정적 답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중국인 관광상품을 취급하는 국내 여행업체 300곳에 중국인의 한국관광에 대한 이미지를 묻자 ‘나빠지고 있거나 그저 그렇다’는 기업이 81.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나머지 18.4%의 ‘좋아지고 있다’고 답한 기업들도 유커 증가 추세에 대해 묻자 ‘지속가능하지 않다’(56.3%)는 답변이 ‘지속될 수 있다’(43.7%)는 응답보다 많았다.
유커를 수용하기 위한 국내 관광 인프라 수준에 대해서는 ‘충분하다’는 의견이 9.4%에 불과했고, ‘겨우 수용 가능한 수준’과 ‘부족해 서비스 저하가 우려됨’이 동일하게 45.3%를 차지했다.
가장 부족한 인프라는 ‘볼거리’(29.0%)였으며, ‘한류체험·즐길거리’(19.2%), ‘숙박시설’(15.9%), ‘관광 가이드 등 인력’(13.5%)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외에 ‘먹거리’ 6.1%, ‘불친절·교통혼잡’ 6.1%, ‘중국어 안내·언어소통 부족’ 5.3%, ‘기타’ 4.9% 등이었다.
박광무 한국문화관연구원장(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회 자문위원)은 “유커의 소득과 요구 수준 향상에 따라 우리 관광도 단순 쇼핑을 넘어 품격 높은 관광으로 질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국인의 감성과 가치관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함께 감동 있는 환대서비스,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한옥 체류·한류 콘텐츠 결합상품, 카지노와 쇼핑·컨벤션 시설이 집적된 복합 리조트, 고급 휴양을 위한 크루즈여행·해양레포츠 등의 관광상품과 자원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