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모회사 르노-닛산얼라이언스의 차량을 잇따라 국내에 수입 판매하면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딜러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 르노의 에스파스를 국내에 수입하기로 확정했다. 르노삼성은 현재 본사와 한국형 사양을 에스파스에 적용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이 차량은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차종인 7인승 다목적차량(MPV)이다.
에스파스가 국내에 판매되면 2013년 12월 르노삼성이 들여온 르노의 캡쳐(국내명 QM3)에 이은 두 번째 수입 차량이다.
르노삼성은 르노의 소형차 클리오의 국내 수입도 검토하고 있다. 해치백인 클리오는 0.9ℓ, 1.2ℓ 가솔린과 1.5ℓ 디젤과 같이 다양한 사양을 갖추고 있다. 르노삼성은 르노 차량의 수입 판매를 통해 차종의 다양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내수판매 확대의 주요 전략이 생산보다는 수입으로 쏠리는 셈이다.
르노삼성이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도 르노의 차량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지난 1일부터 강화된 디젤가스 환경규제인 유로6가 시행되면서 QM5, SM5 디젤은 단종됐다. 르노삼성은 이들 차량의 유로6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QM5는 내년 르노가 올해 초 선보인 ‘카자르’로 대체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세단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르노는 지난 7월 고급 세단 탈리스만을 공개했다. 이 차량 역시 내년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며 SM7이나 SM5를 대체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내년 새롭게 선보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탈리스만은 부산공장에서 생산해서 판매하는 차량이다”며 “어떤 차량을 대체할 지, 아니면 기존 차량의 단종 없이 새로 출시할 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