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자산 290조원에 달하는 KEB하나은행이 9월 1일 출범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합병추진 선언부터 금융위원회 본인가까지 1년여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KEB하나은행은 이제 ‘메가뱅크’의 위용을 갖추고 리딩뱅크 경쟁을 위한 스타트 라인에 서게 됐다.
그러나 덩치만 큰 ‘메가’는 ‘리딩’이 될 수 없다. 영업 경쟁력을 갖춰 ‘1+1 = 2+α’를 뽑아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조직의 화학적 통합이다. 다소 보수적인 하나은행 조직 문화와 리버럴(진보적)하다는 평을 받는 외화은행 직원 성향을 적절히 융합해야 한다.
핵심은 급여체계 조정이다. 두 은행의 평균 연봉은 7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급여체계도 다르다. 성공적 통합의 본보기로 꼽히는 신한은행(신한·조흥 합병)의 경우 급여 체계를 맞추기 위해 조흥은행 출신들에게 승진 기회를 더 주었다. 연봉도 1년 반 만에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줬다.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직원들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한은행 사례에서 보듯 조직의 결합은 물리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라는 화학적 결합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통합의 주체인 하나금융지주가 사명 앞에 ‘KEB’를 먼저 넣고 함영주 행장 내정자가 첫 일정으로 외환은행 노조를 방문한 것은 외환은행 직원을 포용하려는 배려가 엿보인다.
그 누구보다 함 내정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직원 모두가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소통을 통한 공감이 우선이다. KEB하나은행이 원만한 화학적 결합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