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새누리당의 유력 여성 정치인이다. 새누리당에서 여성 의원으로는 드물게 재선에 성공했으며 지역 기반도 상대적으로 탄탄하다.
김 장관의 인맥도 어느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폭넓은 관계를 형성한 것이 특징이다. 정계 입문 초기에 소장파를 중심으로 형성된 인맥은 낙선과 대학교수, 공공기관장, 청와대 대변인, 여성가족부 장관을 거치면서 학계와 시민사회 등에서 다양한 관계를 구축했다.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직후, 김 장관은 ‘새정치 수요모임’ 등 쇄신파 모임에서 활동하며 자연스레 인맥도 소장파 의원들 중심으로 형성됐다.
이 가운데에서 대표적 인물로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을 꼽을 수 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내에 소장파 대표격인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의 일원으로 16대 ‘미래연대’, 17대 ‘새정치 수요모임’, 18대 ‘민본21’ 등 소장파 모임을 주도했다. 정 의원은 김 장관과 함께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캠프에서 함께 활동하며 친이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김 장관과 함께한 ‘새정치 수요모임’에서는 헌정사상 첫 게임대회를 열고, 당내 인라인 스케트 동호회를 조직하는 등 낡은 한나라당의 이미지에 젊은 이미지를 불어넣으려고 노력했다.
정 의원 외에도 17대 국회 당시 뜻을 같이했던 박형준, 이성권 전 의원 등 영남권 소장파들과도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소장파 모임으로 불리는 이들은 20∼40대 젊은 보수층의 연구모임인 ‘한국의 길’ 멤버들이다. 이 모임은 지난 대선 패배 직후 새로운 보수의 기치 아래 국가 개혁의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고자 결성됐다.
당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소장파 의원들도 이들 부산 소장파 모임이 한나라당의 전통 기반인 부산·경남(PK)에서 약진함에 따라 입지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17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원했던 이들은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각각 청와대 대변인과 춘추관장, 시민사회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로도 활동했다.
같은 당료 출신으로는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이 있다. 김 장관이 당시 신한국당(새누리당 전신) 사무처 공채 4기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서 의원도 신한국당 사무처 공채 5기로 여의도 정치 생활을 시작했다.
서 의원은 2005년 당직자 생활을 접고 잠시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지만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에 참여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다시 사업을 했지만 19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에 복귀, 부산 남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 장관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이정현 의원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18년 만에 호남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정현 의원도 새누리당 전신인 민주정의당 시절부터 한나라당까지 사무처 당직자로 활동했다.
지역자치단체장 중에는 김기현 울산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파의 선두주자 중 하나인 김 시장은 16대 국회에 입성해 3선 의원을 지냈으며 원내 부대표와 정책조정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김희정 장관이 교육과 문화·복지·여성을 담당하는 6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할 때 김 시장은 정책위의장을 맡아 손발을 맞췄다. 정병국 의원의 주도로 최근 추진 중인 원조 쇄신파들의 초당적 모임에도 김 시장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각에서는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각별한 사이이며 학계에서는 양승함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양 교수는 김 장관의 대학시절 은사로 한국정치학회장과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을 지냈다.
시민사회에서는 한국 여성운동계의 대모로 불리는 김정숙 세계여성단체협의회(ICW) 회장과 가깝다. 그는 제14·15·16대 여성 국회의원으로서 여성문제에 대해 목소리 높여 정책 활동을 펼쳐 왔고, 6년간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을 지냈다. 현재는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이사장, 여가부 여성가족정책 총괄위원 등 다수의 여성 관련 기관에 몸담고 활발히 활동 중이다.
김 장관의 강점으로 꼽히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는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ETRI)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흥남 원장은 김 장관이 한국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재직 당시 같은 ICT 기관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 원장은 ICT 기관장으로는 드물게 연임에 성공, 2009년부터 6년 동안 ETRI를 이끌고 있다. 그는 임기 동안 ETRI을 3년간 연속 미국특허 종합평가 1위 자리에 올려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