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연내 정책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한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말까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 시각이다. 하지만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커진 환율전쟁 가능성,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인한 글로벌 저물가 기조, 세계 경제 회복세 부진 등을 보면 연 1.50%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위안화를 총 4.62% ‘깜짝’ 절하했다.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위해 환율을 인위적으로 인하하면 다른 나라들도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 하락에 동참할 수 있다.
실제로 베트남중앙은행(SBV)이 지난 19일 동화의 기준환율을 종전 달러당 2만1673동에서 2만1890동으로 1% 평가절하했다. 베트남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위안화 가치 절하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맞물려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SBV는 대외 수출 가격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동화 가치를 추가로 떨어뜨린 것이다. 물론 중국발 환율전쟁이 아시아·태평양 국가 전반으로 확대되진 않았지만 그 불씨가 커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공급과잉 우려로 6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며 저물가 압력을 가중한 것도 한국의 통화완화 여지를 키우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82달러(4.3%) 떨어진 배럴당 40.8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3월 2일(40.46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이 오는 9월이나 12월 정책금리를 올린 후 글로벌 저성장·저물가, 중국 경제 부진 등으로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지 않는다면 한은이 추가로 통화완화책을 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 회복세가 부진한 점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다. 노무라는 “3분기 성장률이 저조할 경우 10월쯤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HSBC는 “최근 소비자심리지수, 실업률, 수출 등의 부진에도 정부가 올해 3.1%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어 오는 9월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