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내 정책금리 인상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의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내수 및 수출 회복이 저조할 경우 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제금융센터는 18일 ‘기준금리, 금년말까지 동결전망 우세’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8월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연 1.50%로 동결되면서 대다수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은행이 올해 말까지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고 발표했다.
크레디트스위스, 바클레이즈, 스탠다드차타드 씨티그룹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종료, 추가경정예산 집행, 수출 반등 전망에 따라 한은이 올해 말까지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건은 “메르스 사태 종료 등에 다른 내수 개선 전망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대응해 한은은 향후 1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는 내년 3년분기까지, 골드만삭스는 2017년 중반까지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사실상 이끌어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금리가 인상된다고 해도 한국 금리가 바로 인상되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미국 금리와 자국 금리를 반드시 연계시키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앞서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리더라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또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는 목표치가 아니므로 이에 맞춰 금리 정책을 운용할 수는 없다”고 언급,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에 부정적인 듯 한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또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1999년 5월 이후 최근까지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변화 추이를 조사한 결과 미국이 기준금리를 조정한 뒤 평균적으로 9.7개월 뒤에 한국이 뒤따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단 한국이 미국과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르면 올 9, 10월에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HSBC는 “최근 소비자심리지수, 실업률, 수출 등의 부진에도 정부가 올해 3.1%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어 오는 9월에 금리인하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노무라는 “성장전망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한은의 8월 언급이 경기하방 위험을 시사한다”며 “3분기 성장률이 저조할 경우 10월경에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