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개월만에 사상최고치를 돌파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올해 초 증권사들의 낙관적 전망을 무색하게 할 만큼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국내 증시는 2월들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은 금융업종을 선봉으로 꿈틀대기 시작한 후 IT업종 등이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마침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음 목표는 여지껏 국내시장이 경험한 적이 없는 코스피지수 1500선 돌파 여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증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대형악재가 당분간 없는 만큼, 상승랠리에 동참한 국내증시도 강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대 관건은 다음달부터 윤곽이 들어날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다.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의 실적(원/달러 환율)과 가격경쟁력(원/엔 환율)을 좌우하는 환율 흐름도 지켜봐야 한다.
▲'질주하는 기차'에 탑승
이번 사상최고치를 돌파한 주된 배경은 '내부'보다는 '외부' 호재(글로벌증시 강세)에 의한 것이었기 분석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에 비해 국내증시는 1월 침체장을 겪으면서 '질주하는 세계기차'에 탑승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6자회담 타결로 이른바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완화되고,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국내증시도 세계적인 증시 강세에 동참했다. 예상보다 적극적이었던 외국인의 매수세도 수급 안전판 역할을 담당하며 금융업종이라는 주도주를 탄생시켰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국내증시도 내부적인 부담 요인들을 극복하고 글로벌 증시 랠리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사상최고치 돌파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추가 상승의 관건은 실적
사상최고치를 돌파한 국내증시의 다음 목표는 코스피지수 1500선.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대형 악재가 없는 만큼 1500선 돌파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글로벌증시가 별다는 조정없이 오른데 따른 기술적 부담감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국내증시도 일정 수준의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기관의 실탄인 펀드의 환매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은 수급상 부담 요인이다. 해외증시 상승에 연동되면서 올랐지만, 국내 자체적으로는 경기관련 지표가 좋아지고 있다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점도 문제. 무엇보다 국내외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이 점차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 관건이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고점 돌파 이후 1500선이상도 바라볼 수 있지만, 3월이후 조정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라며 "다만 경기저점 확인이 가시화되는 시기가 되면 재차 랠리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엔/달러 환율 추이에 따른 엔케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중국의 추가긴축 가능성 등도 향후 변수"라며 "이러한 변수들과 함께 기업들의 실적이 나오는 4월 이후 국내증시는 쉬어가는 모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