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한방이면 최소 2점을 내줄 수 있는 1사 주자 만루 상황이었다. 상대편의 희생플라이로 어쩔수 없이 1점으로 허용했지만, 다음타자를 잡고 무사히 수비를 마치며 리드를 유지했다. 이 정도면 선방이다.
역사적 고점 돌파를 향해 달려가던 국내 증시에게 일본 금리인상 가능성은 분명 악재였다. 예상대로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렸다.
지난해 6월 이후 큰 조정없이 올랐던 글로벌증시의 상승 배경이 유동성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는 시각에서 해석한다면, 이번 일본 금리인상의 파급효과는 알게 모르게 나타날 수 있다. 미국증시도 혼조세를 보였다.
이달초부터 뚜렷한 재료 없이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증시 입장에서도 이번 일본 금리인상이 단기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 했던 일이었다.
일본의 금리인상이 충분히 예상됐던 것이고, 금리인상폭(0.25%포인트)이 크지 않아 당장 엔캐리자금의 청산사태를 크게 부추길 우려가 없다는게 증시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전날 국내증시가 일본 금리인상과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장 중 낙폭을 회복하면서 약보합으로 마감한 점도 아직 투자심리가 건재하다는 방증이다.
인기드라마 ‘주몽’의 등장인물 이름처럼 ‘부득불’ 내줘야 했던 1점(일본금리인상)이라면, 다음 공격과 수비를 잘해내면 된다. 코스피지수가 역사적고점을 13포인트 남겨두고 있다. 고점 돌파의 과정에서 다소의 진통은 예상되지만 시간문제라는게 여의도 증권가의 공감대다.
국내증시가 1월의 실패를 딛고 2월들어 상승세를 보인 것은 금융업종이라는 '선발투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지금의 리드를 유지해야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다음 등판투수로는 수출주가 나서야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견해는 이번 일본 금리인상을 엔캐리 자금의 급격한 이탈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금리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본다면 엔화의 안정세를 기대해 볼 수 있고, 이는 곧 IT 나 자동차업종 등 수출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다음은 22일 국내증권사들의 시황전략 요약이다.(괄호안은 헤드라인)
▲동양종금증권 이현주(결국은 수출주가 관건이다)
-일본의 금리인상이 수급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본다면, 우선적으로 일본의 금리인상이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은행주가 이미 지난해 5 월 기록했던 고점을 돌파한 것에 비해 반도체와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초 주가수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엔화의 방향성과 이로 인해 그동안 소외되었던 수출주의 추가상승 여부에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투자증권 안정진(유연한 시장대응 필요)
-일본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를 훼손할 요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선순환 매수가 이어지고 있으며 아시아 주변국 증시의 흐름도 견조하다. 주식시장의 기존 추세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설 연휴 이후 이틀 동안 유가증권 시장내 거래대금이 줄면서 매매주체별로 적극적인 시장 대응보다는 눈치보기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 속도가 실적 개선 속도보다 빠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연한 시장 대응이 필요한 시기이다.
▲키움증권 김형렬(소문만 화려했던 일본 금리인상)
-금리부담이 낮아진 일본증시가 상승시도를 재현할 수 있는지도 심리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말 상승탄력이 약화될 수 있는 변수는 지속된 기관의 매도입장과 지급준비율 인상 변수와 긴 춘절 연휴 이후에 개장을 앞둔 중국증시의 반응 등이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두 변수 모두 방향성을 제시하는 결정변수로 인식하기 어려워 단기 조정상황에도 여전히 상승에 대한 기대를 갖고 접근하는 자세가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에셋증권 정상윤(일본금리인상은 악재인가)
-일본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엔 캐리 자금의 급격한 이탈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금리 불확실성 해소의 관점으로 볼 일이다. 또한 엔화의 안정세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국내 IT, 자동차업종 등 수출주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다만 우리 증시와 일본 증시와의 높은 연동성을 감안해 본다면, 금리인상에 따른 일본증시 변동성 확대가 국내 증시에도 단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