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룹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다툼이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6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 소공동 본사로 출근해 밀린 보고와 업무를 챙기는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5일도 공식일정을 중단하고 계열사 대표 보고를 받는 등 사무실에 머물렀다. .
롯데그룹 측도 민·관·정이 함께 ‘롯데를 손봐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이자, 빗발치는 여론을 달랠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신 회장의 안전을 위해 평소 타고 타니는 업무용 차량을 바꾸고, 경호원도 5~6명으로 늘려 밀착 경호 중이다. 집무실 출근도 현관을 이용하지 않고 지하 주차장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신 회장은 일단 불거지고 있는 국적 논란과 롯데를 향한 싸늘한 시각에 대비하는 한편, 이를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모색 시간을 갖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비난부터 신격호 총괄회장의 ‘손가락 경영’ 등 후진적 경영 행태가 도마에 오르면서 이를 해결할 카드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일본에서 귀국하자마자 아버지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와 신입사원 교육이 진행되는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을 찾으면서 폭로 여론전을 펼쳤던 형과 달리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바 있으나, 지금은 전혀 얼굴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지난 며칠간은 회사 내부를 추스리고 외부에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에서 언론에 자신의 스케줄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일본으로의 귀국을 미룬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3일째 칩거 중이다. 신 전 부회장은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롯데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안팎을 드나드는 모습도 목격되지 않고, 성북동 자택에서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와 음성,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측근에서 여론의 동향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롯데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며 “경영권을 잡기 위해 형제가 이전투구를 계속한다면 그룹의 생사를 걱정해야할 지경까지 내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