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특히 대형항공사들은 LCC의 폭풍 성장에 맞서 항공권 가격을 낮추는가 하면 LCC들은 대형항공사들의 주 무대인 중장거리 노선에 진출하는 등 교차 서비스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3일 LCC들의 가격 공세에 맞서 가격은 낮추고 노선은 늘리는 등 ‘할인항공권’을 확대·개편했다. 일시적 항공권 할인 서비스 제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특가 항공권 체계’를 LCC와 유사하게 바꾼 셈이다.
특히 국내 LCC들의 주력 노선인 인천-오사카 구간의 왕복 특가 총액운임(유류할증료, 공항세 포함)이 21만5200원인 LCC 항공권과의 차액은 몇 천원 수준이다. 또 기존 하루만 구매할 수 있었던 얼리버드 항공권을 LCC와 같이 판매 기간도 늘렸다. 대상 노선도 제주노선과 국제선 20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LCC들의 중장거리 노선 진입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진에어는 올해 12월 19일부터 국내 LCC 중 최초로 중장거리 노선인 호놀룰루 운항을 시작한다. 이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가 운항하는 노선으로, 진에어는 항공권 가격대를 대한항공의 절반 수준인 50만원대로 결정했다. 에어부산도 몇 년 안에 미주 노선 등 장거리 취항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국내 LCC들은 이와함께 대형항공사 수준을 따라가는 기내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물론 유료서비스라는 차이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저렴한 LCC 항공권 가격에 유료 기내 서비스 가격을 더하면 결국 대형항공사의 항공권 가격과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LCC 한 관계자는 “노선이 겹치고 가격이 비슷해지는 현상은 LCC 초창기 시절부터 예상된 일이며 LCC 서비스 유료화는 해외 LCC 개념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다양해진 가격대, 항공 스케줄로 오히려 소비자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