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고민에 빠진 화장품 CEO…프리미엄 제품 개발·글로벌 경쟁력 강화나서

입력 2015-07-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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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시대’ 색조화장품, 글로벌 브랜드에 밀려

국내 화장품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이 ‘색(色)’ 고민에 빠졌다.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초화장품과 달리 색조화장품은 글로벌 브랜드에 아직 밀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성장률이 높고, 분야가 다양해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한국 쿠션이 세계 시장에서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으면서 ‘한국식 화장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K뷰티(화장품 한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화장품 CEO들이 색조화장품 사업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국내 색조화장품 전문 OEM·ODM 업체인 제니스의 지분 70%를 1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차 부회장의 목표는 색조화장품 사업의 매출 비중을 35%대로 끌어올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쌓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니스 인수는 빠르게 성장하는 색조화장품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제품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색조화장품의 처방 내재화 및 자체생산, 기술연구원 및 생산 부문과 긴밀한 협력 등을 통해 한국 및 중국 색조 시장에서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 우위를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 부회장은 자체 색조화장품 브랜드인 ‘VDL’을 키우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 VDL 모델로 배우 신민아를 기용해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롯데백화점 본점과 제주시에 매장을 여는 등 매장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도 올 1월 1일자로 메이크업 전문 색조브랜드인 에스쁘아를 자회사 에뛰드에서 분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키는 사업 재편을 통해 본격적으로 색조 경쟁력 쌓기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에스쁘아의 책임경영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져 메이크업 시장의 소비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1위 브랜드 도약이 목표다”고 말했다.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색조에 집중하고 있다. 서영필 회장은 항상 색조화장품 신제품에 대해 고민한다. 이 같은 고민이 묻어난 신제품이 올 하반기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초와 달리 색조는 매년, 매 계절 유행하는 색상과 제품의 스펙이 달라지기 때문에 제품을 계속 새롭게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화장품 CEO들이 색조에 매진하는 이유는 성장성에 기인한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소매가격 기준 약 7조원 규모다. 생활용품을 포함하면 시장규모가 12조원에 달한다. 이 시장에서 전년과 비교해 색조화장품의 성장률(9.9%)이 기초화장품(5.5%)을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업체들이 색조화장품이나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몰두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으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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